기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10%대에 그쳤다. 소속 언론사, 부서를 막론하고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다. 기자 출신의 정치권 직행에 대해서는 기자들 내부에서도 우려스럽다는 인식을 보였다.

17일 기자협회보가 공개한 한국기자협회 창립58주년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관련해 ‘잘 하고 있다’는 10.7%, ‘잘못하고 있다’는 85.4%로 나타났다. ‘매우 잘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3%에 그친 반면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47.6%에 달한다. 기자협회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협회 소속 199개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7월29일~8월7일 진행한 조사 결과다.

경제·대북·외교·인사(공직자) 등 정책 분야별 점수도 박하다. 질문 대상인 4개 분야의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2.1점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공직자 인사’는 1.56점으로 2점에 미치지 못했다. 점수가 높은 순으로 보면 △‘대북정책’ 2.33점 △‘외교정책’ 2.29점 △‘경제 정책’ 2.2점 △‘공직자 인사’ 1.56점 등이다.

부정적인 평가는 기자들의 소속 매체, 부서를 막론했다. 기자협회보는 “언론사 유형별로 보면 종편·보도전문채널(76.4%)의 부정 평가가 그나마 제일 낮았고, 그 외 모든 언론사 유형에서 부정 평가가 80~90%로 나타났다”며 “특히 지역민영방송과 라디오방송의 경우엔 응답자 전원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성향을 ‘매우 보수’라고 밝힌 응답군에선 유일하게 긍정 평가가 51.6%로 과반, 부정 평가는 48.4%로 집계됐다.

▲8월17일자로 발행된 기자협회보 중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관련 여론조사 결과
▲8월17일자로 발행된 기자협회보 중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관련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이라 부르는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조사에 응한 기자 57.7%가 긍정 평가를, 34.8%가 부정 평가를 했다. 특히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70.9%), 전국종합일간지(62.6%) 소속 기자들의 긍정 평가가 높다. 부서별로는 논설·해설 담당 기자들의 81%가 윤 대통령 출근길 문답을 긍정적이라고 봤다.

기자들이 꼽은 윤석열 정부의 미디어정책 우선 과제는 △지역 언론 지원 확대(27.9%)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독립성 확보 방안 마련(24.5%) △포털 뉴스 아웃링크 추진 및 편집권 폐지(22.7%) 순이다. 각 과제 별로 이해관계에 놓인 매체 소속의 응답률이 높다. 지역 언론 지원 확대는 지역일간지(70.7%)와 지역민영방송(42.9%),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정책은 지상파방송(69%)과 종편·보도전문채널(49.1%) 등이 시급한 과제로 봤다. 포털 뉴스 아웃링크 추진의 경우 전문일간(52.6%), 경제일간(38.9%), 인터넷언론(35.8%) 기자들 지지가 높다.

한편 기자들 대다수가 정치권 직행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기자의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정치권 직행에 대해 67.2%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반면 기업체 직행에 대해선 ‘우려된다’가 50.7%로 ‘우려되지 않는다’ 49.3%와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특히 20대(61.9%), 30대(57.3%) 등 젊은 연령대 기자들이 기업체 직행에 우려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제 관련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의 주식 투자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56.8%가 ‘해도 된다’고 했다. ‘하면 안 된다’는 그보다 13.6%p 낮은 43.2%다. 기자협회보는 “주식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응답은 본인의 정치 성향이 매우 진보(62.5%)거나 소속 매체의 정치 성향이 매우 진보(78.6%)인 곳에서 높게 나왔는데, 반대편인 매우 보수는 각각 32.3%, 41.1%로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고 했다.

※ 한국기자협회 조사 개요 (자세한 사항은 한국기자협회 홈페이지 참조)
-마크로밀엠브레인, 7월29일~8월7일 한국기자협회 소속 199개 언론사 기자
-모바일 설문조사 방식, 응답률 9.3%(문자 발송 2만816건, 조사 접속자 1372명, 최종 분석 투입 응답자 1000명),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95%p
-응답자 특성: 남성 71.6%, 여성 28.4%, 전국종합일간 17.4%, 지역일간 32.8%, 경제일간 14.4%, 전문일간 1.9%, 주간·월간 1.8%, 지상파방송 7.1%, 지역민영방송 0.7%, 종편·보도전문채널 5.5%, 라디오방송 1.3%, 인터넷언론 8.1%, 뉴스통신 9%다. 직급별 분포는 국장·국장대우 6.9%, 부국장·부국장대우 9.9%, 부장·부장대우 14.2%, 차장·차장대우 19.1%, 평기자 49%, 기타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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