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씨네21이 만든 동영상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일 수 있을까.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탄탄한 배급망을 확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아무리 찾아봐도 답이 보이지 않아 막막했던 지난해 겨울,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타고 가다가 뒷좌석에 달린 스크린에서 ‘먹방’을 보다가 왜 여긴 영화 콘텐츠가 없을까 궁금했다.” (김성훈 씨네21 디지털콘텐츠본부장)

지난 16일 영화 전문 매체 씨네21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업무 협약을 맺고 ‘카카오T 블루 RSE(Rear Seat Entertainment·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동영상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RSE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동 시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승객에게 목적지까지의 실시간 운행 정보를 포함해 광고·웹드라마·애니메이션·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진=씨네21.
▲사진=씨네21.

올해 디지털콘텐츠본부를 신설한 씨네21은 동영상 콘텐츠 유통에 골몰했다. 장영엽 씨네21 대표는 “씨네21이 제작하는 디지털 콘텐츠를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소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협업도 그런 맥락에서 추진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T 블루 택시의 뒷좌석에서 감상할 수 있는 RSE에 씨네21 콘텐츠를 선보이자는 아이디어를 디지털콘텐츠본부장이 먼저 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까지 씨네21 구성원들은 많은 시간 고민했다. 장영엽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매체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씨네21뿐 아니라 모든 언론사의 숙제다. 그러나 자체적인 디지털 플랫폼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털어놨다.

씨네21은 이미 여러 유통 채널에서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트위터코리아와 함께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Q&A’와 ‘트위터 스페이스(#CINE21Spaces)’ 등의 영상 콘텐츠 전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경제 전문 유튜브채널인 삼프로TV와 ‘영화로운 경제사’를 공동 제작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자마자, 씨네21은 곧장 카카오모빌리티에 연락했다. 장영엽 대표는 “씨네21에서 먼저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분들에게 연락했다. 올해 1월이었다. 마침 당시 카카오모빌리티에서도 모빌리티 플랫폼 기반의 멀티미디어·광고 생태계 구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택시에 탑승한 승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와의 협업을 고민하던 중이었다. 양사 간 협업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택시 뒷좌석에 씨네21이 제작한 배우 인터뷰 콘텐츠가 상영되는 모습. 사진=씨네21.
▲카카오 택시 뒷좌석에 씨네21이 제작한 배우 인터뷰 콘텐츠가 상영되는 모습. 사진=씨네21.

씨네21은 우선 1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장영엽 대표는 “기본적으로 긴 호흡의 영상보다는 1분 내외의 숏폼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선별해 제공하는 것이 기조다. 콘텐츠의 길이가 짧은 만큼 단시간 내에 승객들의 관심을 끌 법한 간결하고 주목도 높은 영화 소식과 영화인 인터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씨네21 외에도 △LG유플러스 △브랜드발전소 △KTis(케이티아이에스) △티오이십일콤즈 등 5개 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틱톡과의 제휴를 통해 멀티미디어 콘텐츠 및 광고 서비스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한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 부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축적해온 기술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광고의 인식을 바꿔, 플랫폼 참여자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카카오T 기반의 멀티미디어·광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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