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s>가 지난 10일 3개월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가져온 첫 번째 책은 언론인 손석희가 쓴 <장면들>이었다. 윤석열정부 들어 다시금 언론문제를 의제로 만들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손석희 저널리즘을 평가하며 오늘날 공영방송을 제외한 한국 언론 대다수가 언론사주의 경제적 이익과 이념에 따라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s 59회에 출연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지난 10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s 59회에 출연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전 이사장은 “JTBC는 삼성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고, 삼성은 모든 언론사의 최대 광고주다. 그런데 삼성그룹의 노조와해문건을 (2013년) JTBC가 특종 보도했다”면서 “손석희라는 개인의 탁월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언론에 대한 알리바이가 될 수도 있는 대단히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손석희는 ‘언론인’으로서 멸종위기종이다. 언론사에 직원은 엄청 많은데 기자는 희귀하다. 손석희는 사회생태학적 보호 대상”이라면서 저널리즘을 위한 그의 ‘분투’가 담긴 <장면들>을 추천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JTBC의 ‘세월호 어젠다키핑’을 두고서는 “세월호 참사 때 기레기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했고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극도로 고조됐다. JTBC는 팽목항에 200일 넘게 기자를 상주시키며 <뉴스룸>을 진행했다. 피로감을 고려하라는 다른 언론사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JTBC는 시청률 하락도 감수했다”고 지적한 뒤 “그러다 태블릿PC가 터진다. JTBC가 팽목항 현장을 지켰던 행위와, 빌딩 관리인이 JTBC기자에게만 사무실 문을 열어준 행위 사이에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언론이 갖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날 언론이 보여주는 ‘장면들’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언론만 보면 (한국이) 갑자기 태평성대로 돌변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끄떡없다. 그전에는 요소수 대란이라고 어마어마했는데, 지금은 식용유값이 엄청 올라도 별말이 없다. 경유값이 (올라) 휘발유값보다 더 비싸서 화물 쪽이 난리인데 아무도 그걸 난리라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사주가 싫어하던 분이 대통령으로 있던 시기에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보도를 폭포수처럼 쏟아내던 언론들이 지금은 그걸 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그래서 (뉴스를 보면) 마음이 예전보다 덜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함께 출연한 변상욱 전 CBS 대기자는 “대한민국이 세계 10위 안의 강국인데 나라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나라가 망조가 들었다는 식으로, 국민이 국가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문재인 정부 5년간 (언론이) 어젠다키핑을 하니까 다들 나라는 절단 난 걸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일들도 보면 공영방송을 제외한 다수 언론은 여당에 불리한 정보는 최대한 거르고 유리한 정보는 키우고, 민주당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는 모든 뉴스는 엄청나게 키우는 식의 어젠다세팅·어젠다키핑을 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손석희가 각종 강연 등을 통해 밝혀온 언론의 ‘경비견 모델’ 가설에 대해 “언론사주나 경영진이 생각하는 ‘지켜야 할 시스템’이,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면, 자기들과 이념적으로 가깝고 나의 이익을 지켜줄 수 있는 정치세력의 권력획득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 경비견 이론은 우리나라에 갖다 쓸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손석희는 지난 4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경비견 모델은 쉽게 말해 언론이 스스로 속해 있는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그 체제 내의 집권세력과 불화를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