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이 서울신문 사옥을 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호반건설 본사가 들어선 ‘호반파크’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사원들에게 밝혔다. 프레스센터 재건축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옥 이전과 임대 사업 문제부터 공식화하고 나선 셈이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7일 편집국 부장단 회의에서 ‘곽 사장이 서울신문 사옥을 서울 양재동 호반파크로 부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공지했다. 곽 사장은 이날 주재한 국·실장 회의에서 이같이 전했다. 이번 발표는 사옥 이전과 관련한 곽 사장의 첫 공식 발언으로 알려졌다.

곽 사장은 사옥 이전이 어떤 절차로 이뤄지고, 어느 부문이 남고 어느 부문이 잔류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서울신문이 호반파크로 이전한 뒤 반드시 프레스센터로 다시 이전할 것이라고도 했다. 곽 사장은 무엇보다 호반이 프레스센터 개발(재건축)에 직·간접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이익은 서울신문사에 돌아가도록 한다는 원칙은 확실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서울신문 차장급 이상 사원들과 그룹별로 면담을 진행하면서 재건축과 사옥 이전 뜻을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에 따르면 서울신문 내 IT개발부가 최근 서버 이전 견적을 내기 위해 호반파크로 실사를 다녀온 상태다. 이에 구성원 문제 제기가 나오고 노동조합이 반발 성명을 내자 곽 사장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센터 재건축 논의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 호반이 사옥 이전을 먼저 띄우면서 논란이 거세질 조짐이다. 호반이 사옥 이전으로 서울신문을 건설사 대주주하에 놓는 한편, 재건축 현실화와 무관하게 프레스센터 임대 수익 사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사원 고용안정 및 노동조건과 직결된 사안을 일방 추진하는 데에도 비판이 나온다. 호반은 서울신문 3대주주이던 2019년부터 인수 시도가 프레스센터의 재건축 이익을 노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던 터다.

▲서울신문 사옥이 입주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서울신문 사옥이 입주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프레스센터 12층부터 20층까지를 소유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호반과 서울신문 측이 코바코에 재건축 협의를 시도한 적은 현재까지 없다. 이백만 코바코 사장은 “호반건설이나 서울신문 사측으로부터 비공식과 공식으로 어떤 협의나 이야기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코바코를 100% 소유한 최대 주주 기획재정부의 국고국 관계자도 “호반건설로부터 프레스센터 재건축과 관련해 어떤 협의나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프레스센터를 재건축하려면 건물의 48%를 소유한 코바코 동의를 구하거나 건물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서울신문 관계자는 5일 미디어오늘에 “건물이 40년 돼서 굉장히 노후화돼 있다. 재건축하려는 (김 회장의) 의지는 강하다”며 “우리(서울신문)가 나가면 사무실을 비워둘 수는 없으니 당연히 임대는 놓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신문지부는 3일 낸 성명을 통해 “사옥 이전을 계획한다는 김 회장의 한 마디로 사내는 다시 시끄러워졌으며 6월 말 컨설팅 결과물이 구조조정 칼날이 될 것을 우려하는 조합원들이 많다”며 “양재 호반파크로의 사옥 이전 계획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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