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한강‧낙동강 보 해체를 밀어붙이려 사실상 ‘날조 보고서’를 만든 셈”이라는 조선일보 기사에 환경운동연합과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가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환경정책이 조선일보에 의해 반지성주의로 후퇴할까 우려스럽다”며 반박에 나섰다. 

▲조선일보 5월18일자 지면.
▲조선일보 5월18일자 지면.

조선일보는 18일자 <환경부 “보 해체 이득” 보고서 끼워 맞췄다> 기사에서 “한강‧낙동강 보 해체경제성 분석을 한다며 연구용역을 발주한 환경부가 보고서 작성에 개입, ‘보 해체가 수질 및 수생태계 개선에 유리하다’ 등 내용을 보고서에 직접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보고서 작성에 사용된 데이터 중 보 개방 전후 실제 수질‧생태계 변화를 비교할 수 있는 실측 자료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경부가 한강‧낙동강 보 해체를 밀어붙이려 사실상 ‘날조 보고서’를 만든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환경부가 △수질 예측 모델링 자료를 활용했으며 △COD(화학적산소요구량)만 수질 평가에 사용하도록 환경부가 가이드라인을 줬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환경운동연합과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는 19일 논평을 내고 “한강·낙동강 경제성 평가에 활용된 수질 모델링 및 조건부가치평가 방식은 몇 사람의 ‘날조’가 아닌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 사항이다. 조선일보 주장대로라면 그동안 하천과 호소 수질 지표에서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활용하거나 비슷한 방식의 경제성 평가는 모두 날조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수질 지표로 COD를 선정한 것은 당연하다. 이는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검토할 당시 결정된 것이며, 보 해체를 통해 강이 자유롭게 흐르는 상황을 모델링하려면 보 설치로 인해 발생 되는 녹조를 반영할 수 있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적절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들 환경단체는 또한 “수문개방을 통한 실측 자료는 고정보 구간에서 정체되는 구간이 발생하고, 지류 등의 오염원 유입 등 변수가 개입되므로 보 해체의 편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며 수질 모델링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보 해체에 따른 수질 수생태계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보 개방을 통한 실측 자료를 활용하길 바란다면 수문개방에 동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 역시 한강과 낙동강의 수문을 활짝 열어젖혀서 수문개방만으로도 금강과 영산강처럼 남조류가 97% 줄어들지, 멸종위기종 흰수마자가 얼마나 돌아올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상이 어떻게 회복될지 확인할 수 있는 실측 자료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4대강에 자리잡은 맹독성 녹조의 모습. ⓒ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4대강에 자리잡은 맹독성 녹조의 모습. ⓒ뉴스타파 보도 갈무리

환경단체들은 “매몰 비용을 포함해도 4대강 보는 해체가 경제성이 높다. 4대강 사업은 비용이 31조 원이고 편익은 친수 편익 3.5조 원을 포함해서 6.6조 원에 불과했다. 비용 대비 편익으로 따지면 0.21에 불과한 경제성 없는 사업”이라면서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는 쓸모없는 시설이다. 편익 없이 비용만 발생하는 시설을 무조건 유지해야 한다는 조선일보의 주장은 과연 합당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유럽환경청(EEA)은 기후위기 시대 유역을 자연기반해법(NBS)으로 복원하기 위해 강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철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2만5000km의 강을 자유롭게 흐르게 하는 전략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은 “대한민국 환경정책이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의도적이고 선택적으로 왜곡하는 윤석열 정부와 조선일보에 의해 반지성주의로 후퇴할까 우려스럽다. 하천정책 뒷걸음질은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으로 족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를 향해서는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이 남아있다면 4대강 사업에 대한 철 지난 미련을 내려놓고 발전적이고 합리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을 언제까지 부정할 것인가”라며 개탄했다. 2010년 MBC <PD수첩> PD 시절부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심층 보도하고 있는 최승호 뉴스타파PD(전 MBC사장)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선일보의 태도야말로 반지성주의의 대표격”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