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 지상파 3사가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발표 10분 뒤 인용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 원칙을 지키지 않은 종합편성채널 MBN이 지상파 3사와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방송협회는 사과문 게재를 받아들여 별도로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부터 MBN은 자사 홈페이지에 ‘MBN 사과문’이라는 제목으로 “MBN은 2022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 방송에서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요청한 공동 예측조사 결과 인용 가능 시점인 저녁 7시40분을 지키지 않고, 약 10분 앞서 지상파 3사의 예측 결과를 인용해 방송했다”고 설명했다. MBN은 오는 20일까지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한다.

▲MBN 홈페이지화면 갈무리.
▲MBN 홈페이지화면 갈무리.
▲MBN 사과문.
▲MBN 사과문.

MBN은 이어 “이와 관련해 MBN은 인용 요청 시점을 어긴 점을 인정하고 지상파 3사와 시청자께 깊은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구성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오후 7시30분 MBN ‘종합뉴스’에서 김주하 앵커가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지상파가 요청한 인용보도 원칙(발표 10분 후 보도)을 지키지 않았다. 정부 기관의 공식 엠바고 요청은 아니지만, 방송협회 측에선 출구조사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기에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방송사는 결과 발표 10분 이내에 보도하지 않도록 기준을 정했다. 이번 대선에서 종합편성채널 중 JTBC가 유일하게 단독 출구조사를 진행했는데, MBN은 JTBC 출구조사 결과 인용은 보도 엠바고를 지켰다.

이날 MBN 개표 방송에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발표 직후 김주하 MBN 앵커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상황실 화면을 보면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금 누가 웃고 있습니까”라고 말하자, 선한빛 앵커가 “더불어민주당 상황실, 국민의힘 상황실 모두 다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라고 답변한다.

이어 김주하 앵커가 엠바고를 깨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주하 앵커는 “민주당이 47.8%, 국민의힘이 48.4% 0.6% 차이입니까”라고 말하자, 선 앵커는 “이런 결과의 차이라면 역대 어느 대선 때보다도 득표율의 차이가 가장 좁은 선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사실을 인지한 지상파 협의체인 한국방송협회 산하 KEP(Korea Election Pool·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는 3월과 4월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19일 미디어오늘에 “MBN 측이 앵커의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닷새간 사과문을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수준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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