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6·1 지방선거 통합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및 인천계양을 보궐선거 후보로 대선패배 두달만에 재등판했다. 대선패배의 모든 이유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하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온몸을 던지는게 책임이라며 자신의 재등판 배경을 설명했다.

지금까지 칩거하면서 충분한 책임을 졌는지, 반성과 성찰은 충분했는지, 민주당의 반성도 충분했는지 등의 질문에는 침묵했다.

그는 방탄출마가 아니냐,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하라는 목소리에는 자신이 잘못한 게 없어 검찰 경찰 수사가 두렵지 않다고도 했다. 물이 들어있지 않은 물총이 두렵냐는 비유도 했다.

전날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채널A 검언유착과 고발사주의혹 사건에 휴대폰 비밀번호 미제출의 근거로 기본권과 함께 이재명 후보의 과거 형님 입원 사건당시 휴대폰 미제출 사건을 예로 든 것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이 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및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공천장 수여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6.1 전국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통합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이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앞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6.1 전국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통합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이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앞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권성동 원내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선언을 하라고 했고, 인천계양을 출마는 검찰수사로부터 도망이라고 평가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이재명 위원장은 “제가 인생을 살면서 부당한 일 한 일이 없기 때문에 검찰 경찰 수사 아무리 압박해도 소용이 없다, 걱정되지 않는다”라며 “자꾸 방탄 방탄 하는데, 여러분들은 물도 안든 물총 두렵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그는 “자꾸 피하려고 한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못한 게 없으면 아무런 걱정할 이유가 없다”며 “죄지은 사람이 (문제지) 잘못한게 없는 사람이 뭐가 문제인가”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채널A 및 고발사주 사건에서 자신의 휴대폰 (비밀번호) 수사협조를 하지 않은 근거로 기본권을 제시하면서 이재명 후보도 2018년 형님 정신병원 강제입원 사건 때나 가족 휴대폰 관련수사 때 비밀번호 미제출한 것을 비난하지 않고, 비난해서도 안된다고 했는데, 이 위원장도 한 후보자의 휴대폰 비번 제공을 해서는 안된다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이재명 위원장은 “다른 분들 의견을 들어봐달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번 선거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이재명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께서는 일꾼을 뽑을 것인지 심판자를 뽑을지 고민한 끝에 심판자를 뽑았으니 이번엔 아쉬웠던 일꾼 뽑아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게 국민을 위해 안정적인 삶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느냐”며 “개인적인 이해타산이나 손익을 계산해보면 지방선거에 간접 지원하는 정도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이 모두 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지난 대선패배의 결과 때문이고. 이번 출마로 지방선거 활로를 열고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의 출마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민주당 지지자가 압도적으로 찬성한다”면서 “호치민이 ‘싸울때는 우리가 유리한 때에 장소 방법으로 싸워야지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의힘이 방해하는 것을 보면 훨씬 더 잘한 판단이라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왜 인천이냐’, ‘연고가 없다, 분당이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지역선거는 지역연고를 따져야 하지만 대통령 전 후보로서 전국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면 특정 지역 연고 따지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며 “연고에 따른 판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 전체 대한민국 문제”라고 답했다.

이재명 위원장은 ‘대선패배의 책임이 충분했다고 보느냐’, ‘대선패배 성찰과 반성이 충분했다고 보느냐, 그래서 나온 것이냐’, 민주당의 반성은 충분했다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앞서 이재명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출범식 인사말에서 “대선 이후에 상실감으로 가슴 아파하시는 많은 지지자 여러분, 지금의 어려운 지방선거 국면, 당의 어려움 또한 대선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누가 뭐라고 한들 대선 결과의 가장 큰 책임은 후보였던 저 이재명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출마 및 선대위원장직 수락 배경을 두고 “정치는 국민과 국가에 무한 책임을 지는 대리 행위라고 언제나 믿는다”며 “개인의 안위나 이해타산보다는, 언제나 국민의 더 나은 삶과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 온몸을 던져야 하는 것이 바로 대리인인 정치인들의 책임이라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의 정책을 말씀드리고 우리가 실력을 갈고닦고 유능함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설득 드려서 우리가 할 일들을 찾아내 성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정치”라며 “지난 대선은 심판자와 일꾼 중에서 심판자를 선택했으니 이제는 유능한 일꾼들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패배 책임을 놓고 이재명 본인 뿐 아니라 민주당 자체도 과연 제대로 반성하고 있느냐는 목소리가 이날 지도부에서도 나왔다.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우리의 승리는 처절한 반성으로 시작되어야 한다”며 “두 달 전 지방선거 혁신을 위한 원칙을 제시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년공천 30% 목표’, ‘심판받은 정책 책임자 무공천’, ‘중대선거구 정치개혁 약속’ 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박 위원장은 “죄송하다”며 “솔직한 마음으로, 국민께 무엇으로 표를 달라고 해야 할지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 후보자들 모두 대선 패배를 뼈저리게 반성하고, 지선 이후 민주당을 뼈까지 바꾸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며 “온정주의를 완전히 몰아내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지키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호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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