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방송 3사 합동초청 첫 4자토론에서 안철수·심상정 두 후보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해 민망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날 토론 첫 주제는 부동산 정책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가 ‘군필자에게 청약가점 5점을 부여한다’는 공약을 거론하며 “혹시 청약점수 만점이 몇점인지 아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40점으로 안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84점’이라고 정정하며 4인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수는 64점이며 30대가 받으려면 20세가 되자마자 청약저축을 가입하면 가능한 점수라고 설명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KBS 갈무리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KBS 갈무리

이어 윤 후보에게 “작년 서울지역 청년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거의 만점이 돼야”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62.6점”이라며 “군필자에게 청약점수 5점을 주더라도 그 5점 받아서 청약 안 될 사람이 당첨되는 경우는 없다. 5점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현재 청약점수 시스템에선 나이가 많은 사람 등에게 유리할 수 있으니 각 세대별 쿼터로 정하는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청약가점 5점’ 공약을 “부동산 정책으로 냈다기 보다 국방정책의 일환으로 군필자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지적대로라면 국방정책의 일환으로 실효성없는 정책을 혜택인 것처럼 제시한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윤 후보의 청년정책에 대해 질의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청년원가주택을 공약했는데 80%의 원가를 2% 장기저리로 갚게 하겠다는 내용”이라며 “서울 23평 아파트를 원가로 공급하면 6억원은 되는데 80%면 4억8000만원이니 20년간 원리금 상환하면 한달에 250만원씩 내야 한다”고 윤 후보의 공약을 설명했다. 이어 “이거 금수저 청년들만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매달 250만원씩 낼 수 있는 청년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세금폭탄’이라며 폐지하겠다고 한 공약도 지적했다. 심 후보는 “1주택자의 경우 시가 25억원이면 종부세 연 50만원 내는데 청년들은 4~5평 살면서 매달 60만~70만원, 연 700만~800만원을 낸다”며 “50만원 세금내는 것을 폭탄이라고 하니 내가 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종부세 깎는데 혈안이 될 게 아니라 청년들 60만~70만원씩 월세 내는 거 어떻게 지원할지 정치권에서 머리 맞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KBS 갈무리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KBS 갈무리

윤 후보는 “청년원가주택은 서울이 아니로 수도권에 광역도시철도가 연계된 신도시를 중심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청년들은 앞으로 돈을 계속 벌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심 후보가 “어떻게 가난한 청년들이 들어갈 수 있는지 말해달라”며 “한달에 250만원씩 20년을 내야 한다”고 재차 물었다. 

윤 후보는 “신도시 집들은 서울의 집들과 다르다”며 “종부세는 그냥 폐지하는 게 아니라 재산세와 합쳐 합당한 과세를 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종부세와 재산세의 차이도 언급했다. 심 후보는 “종부세는 어려운 지역에 전액 지급해서 균형발전을 도모하지 않나”라며 “재산세는 강남에서 걷은 것은 강남에서만 쓰는데 균형발전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집에 대해 두세가지 과세를 하는 게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답하며 균형발전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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