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선대본이 ‘김건희 무속중독’ 관련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며 내려달라는 논평을 낸 가운데 기사를 작성한 취재기자는 “당연히 근거가 있다”며 “취재내용 중 극히 일부를 보도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 수석대변인의 관련 논평에 대해 “논평이 사실관계도 다르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2일 “김건희 무속중독 논란, 핵심은 ‘비선권력’이다”란 기사에서 지난해 11월 제보자에게 서울 역삼동 한 음식점에 차린 ‘굿당’이 사실상 캠프 역할을 하고 있고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무속중독’ 관련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무속인들의 신기 ‘영빨’이 떨어지면 바꾸는 식으로 무속인을 교체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무속인들의 이름도 여럿 제보를 받았고, 최근 건진법사 관련 세계일보 보도나 지난 9일자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의 조선일보 칼럼에 J도사 등이 나오면 활동 흔적을 지웠다는 공통점이 있다고도 보도했다. 현재 조용헌 교수가 쓴 조선일보 칼럼은 포털에서 삭제돼있다. 

▲ 22일자 경향신문 보도
▲ 22일자 경향신문 보도

 

이날 오전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경향신문 정용인 기자의 기사는 익명의 제보자들 얘기를 듣고 쓴 것 같으나 기초 사실의 검증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이 기사는 허위사실 적시로 윤 후보나 배우자의 명예를 훼손할 뿐 아니라 동시에 경향신문의 명예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기사가 아니라 기자의 바람 같다. 사실과 다른 이 기사를 즉시 내려달라”고 했다. 또한 “정 기자는 자신이 제기한 의혹들이 윤 후보의 핵심리스크로 번지냐는 취지로 소제목까지 달았다”며 기자 이름을 재차 반복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정 기자는 작년 11월 무속인 제보자로부터 제보를 들었다며 서울 역삼동 음식점에 차린 ‘굿당’이 윤 후보 캠프 역할을 하고, 무속인들을 끝없이 교체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모두 사실 무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 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논평을 보니 기사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제보자는 무속인이 아니다. 논평 자체가 팩트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일보에서 보도한 선대본부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건진법사 관련 이야기도 경향신문 보도에 나온다. 

앞서 세계일보가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씨 관련 보도를 하자 원본 영상을 게시 중이던 선대본부 네트워크본부의 유튜브 영상이 삭제됐다. 또 건진법사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윤 후보는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번 정 기자의 보도 이전에도 ‘증거 인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에서 “세계일보에 보도된 전아무개씨의 딸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단 한 번도 온 사실이 없음에도, 정 기자는 알 만한 선수들은 다 아는 얘기라며 버젓이 전 모 씨의 딸이 코바나컨텐츠에서 SNS 사진을 올린 의혹과 얽혀 있다는 식으로 썼다”고 기자 이름을 다시 언급하며 “윤 후보, 김건희 대표, 선거본부 모두 무속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기자는 “‘알 만한 선수들은 다 아는 이야기’는 (J도사 관련 칼럼을 쓴) 조용헌 교수의 워딩인데 마치 내가 한 것처럼 논평을 냈다”고 반박했다. 

▲ 지난 10일자 조선일보 조용헌 교수 칼럼. 해당 칼럼은 포털에서 삭제됐다
▲ 지난 10일자 조선일보 조용헌 교수 칼럼. 해당 칼럼은 포털에서 삭제됐다

 

경향신문 기사를 보면 조용헌 교수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J도사가 전씨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며 “(윤 캠프에선) 아니라고 주장하던데”라고 답했다. 조선일보 칼럼이 네이버에서 삭제된 이유에 대해 조 교수는 “윤석열 캠프에서 J도사 부분은 틀리다고 항의했다고 하니 어쩔 수 있나”라고 답했다. 또한 지난 16일 공개된 ‘김건희 녹취록’에 보면 윤 후보 손바닥에 ‘王’자를 써준 사람도 J도사라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조 교수는 “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한 뒤 세계일보의 건진법사 관련 보도와 엮어 무속인 개입에 대해 “알 만한 선수들은 다 아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정 기자는 해당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는 선대본 주장에 대해 “당연히 취재해서 근거가 있으니까 기사를 썼다”며 “지금 기사 쓴 건 취재한 것에 일부분”이라며 추가 보도 가능성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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