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방부와 검찰이 병무비리에 대해 합동수사에 나선 가운데 언론사 사주와 그 일가의 병역 면제 비율이 일반인은 물론 공직자들보다도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기사 5면

본지가 동아일보·매일경제·서울경제·스포츠투데이·조선일보·중앙일보·한국일보·SBS 등 족벌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8개 중앙언론사 사주 일가의 병역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학 재학중으로 신체검사가 연기된 2명을 제외한 대상자 19명 가운데 8명(미신고 또는 미필 추정 2명 제외)이 면제 판정을 받았다.

또 2명은 방위병으로 복무했거나 복무중이며 현역이나 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거나 복무중인 사람은 9명에 불과했다. 언론사주 일가의 면제 비율이 42.1%로 지난해 일반인의 면제 비율 4.6%보다 10배 가까이 높았으며 지난해 10월 조사한 고위공직자의 면제 비율 17.4%보다도 2.5배나 높았다.

또 현역 복무 비율도 47.4%에 불과해 일반인의 현역 판정 수치인 84.4%에 비해 현저히 낮았으며 지난해 10월 조사한 고위공직자의 현역 복무비율 69.2%보다도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일반 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언론사주 일가는 한국일보 장재국 회장, 방용훈씨(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동생·현 코리아나호텔 사장), 김재열씨(동아일보 김병관 회장 차남) 등 단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제 판정을 받은 8명 가운데 폐 질환·척추디스크 등 신체결함에 따른 면제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병력에 따른 언론사주 일가의 면제 비율은 26.3%로 일반인의 2.4%보다 무려 11배나 많았다. 이밖의 면제 사유로는 스포츠투데이 조희준 회장의 경우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어 자동 연기되다가 귀국 뒤 나이 상한선(만 31세)이 지나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았으며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지난 71년 1월 체중초과로 제2국민역(면제) 에 편입됐다. 한국일보 장재근 부회장은 지난 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때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출전, 금메달을 획득해 체육특기자로 군 복무가 면제돼 눈길을 끌었다.

사별로는 한국일보·서울경제의 장씨 일가 5명 중 4명이 면제 판정을 받아 가장 많은 면제 비율을 보였으며 조선일보 방씨 일가는 5명 중 2명이 면제 처분을 받았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지난 69년 신체검사 때 폐질환으로 병종(면제)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는 언론사주 일가의 병역 현황을 조사한 뒤 해당 8개 언론사에 질의서를 보냈으나 동아일보는 본사의 질의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본사 취재에 따르면 동아 김병관 회장과 김병건 부사장은 병적기록이 없었으며, 김재호 상무는 육군 보충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본사 취재에 따르면 언론사주 일가 가운데 군 복무를 마친 뒤 병적 사항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군 복무를 마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백지 병적기록’이 적지 않았다.


▶ 관련기사 보기

5면 : 언론사주 일가 병역면제 현황
1면 : 동아 김병건 부사장 부인 아들 병역비리 벌금형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