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김학균 신임 대표의 첫 조직개편 이후, OBS 노동조합을 포함해 영상미술팀 촬영인협회, 보도영상팀, PD협회까지 줄줄이 성명을 내 반발했다. 조직개편에서 OBS 영상미술팀과 보도영상팀이 방송영상센터로 통합되었는데 이를 두고 분사를 염두한 조직개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사측은 “분사를 위한 조직개편이 아니며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직개편 반발에 이어, 최근 인터넷매체 ‘더팩트’에서 보도한 OBS 기자의 ‘군수를 위한 비선활동’ 논란도 제기됐는데 OBS 사측은 문제가 된 전직 강화군 공보관 출신의 프리랜서 기자를 12일자로 계약 해지했다고 밝혔다.

OBS 조직개편에 대한 반발은 지난 1일부터 시작돼 12일까지 계속해 성명이 발표되고 있다. OBS는 지난 9월30일 방송영상센터를 신설하고 미디어본부장 인사, 편성과 제작의 통합, 콘텐츠전략국(사업국)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했다. OBS 사측은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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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사옥.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는 1일 ‘누구를, 무엇을 위한 조직개편인가’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자체 프로그램을 통한 경쟁력 확보보다 구매 프로그램과 사업 위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PD들은 이번 통폐합을 제작 축소의 신호탄으로 인식하며 프로그램 질적 향상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OBS 지부는 △방송영상센터 신설 이유와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방지를 약속할 것 △편성제작 통합이 OBS프로그램 경쟁력에 어떤 득이 되는지 설명할 것 △국장단 인사가 소위 대표이사 라인이라고 의심되는 인물로 채워진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5일 OBS 영상미술팀 촬영인협회는 성명에서 “영상미술팀에 사람이 남아도니 일손 모자른 보도영상팀을 도와주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사옥 이전을 앞두고 분사를 염두해둔 조직개편이 아닌가 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며 “고령화된 구성원들은 오디오맨도 없이 주52시간 규정도 어겨가며 2주 남짓 동안 혼자서 다큐물을 촬영해오고 있다. 타부서 발령과 파견근무도 감내해오고 있는데 인력이 남아돌아 보이는가”라며 비판했다.

6일 OBS 보도영상팀도 성명을 통해 “방송영상센터라는 기형적 조직에 영상기자, 영상편집 기자, 촬영감독, CG 감독 등 영상 전문가들을 다 모아 놓고 일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한다. 분사를 하던가, 보도영상팀의 존재를 OBS에서 없애려는 의도라고 밖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12일 OBS PD협회는 “이번 변화한 직제가 처음있는 시도는 아니지만, 과거 편성제작국 시절 급격한 제작 축소 이후 불법적 정리해고 사태까지 경험했던 터라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조직개편이 ‘자체 제작 포기 선언’이 아님을 반드시 증명해야 할 것”이라며 “대표가 추진하는 협찬 사업을 별도로 수행하는 역할을 편성제작국에 부과했고, 신설된 기획제작팀이 대표의 직할 부서처럼 운영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은 편성 제작의 독립성 침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OBS PD협회는 △자체 프로그램 강화를 포함한 콘텐츠 전략을 제시할 것 △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어떻게 보장할지 밝힐 것 △정책설명회를 개최하고 공정방송 실현 의지와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방안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전직 강화군 공보관 출신 프리랜서 OBS 기자, '군수위한 비선활동' 논란되자 계약해지 

한편 조직개편에 이어, 전직 강화군 공보관 출신의 OBS 기자의 ‘군수 위한 비선활동’ 논란이 보도된 것에도 내외부 반발이 이어졌다.

앞서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지난 5일 ‘지상파 기자의 강화군수 비선활동과 군의원의 고백’이라는 기사를 통해 지역 신문 출신 전 강화군 공보관이 유천호 강화군수의 전원주택지 분양 의혹 기사가 나가자 강화군수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군수와의 인터뷰를 종용하고, 이 같은 기사를 막지 못한 공무원을 꾸짖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전직 공보관은 현재 OBS 기자로 강화군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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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가 5일 보도한 지상파 기자의 '강화군수 비선 활동'과 군의원의 '고백'(영상). 

이 보도에 대해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은 8일 논평을 내고 “이번 일은 단순히 기자 한 명의 일탈로 치부되기 어려워 보인다. OBS가 강화군청 공보관을 사퇴한 직후의 인물을 강화군 출입 기자로 채용했기 때문”이라며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즉각 해당 기자를 해임하고 지역 주민과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노동조합 OBS지부 역시 11일 성명을 내고 “회사는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업무 운영을 즉각 중지하고, 이번 일을 발생시킨 근본적인 문제인 사업 인센티브 제도를 바꿔야만 할 것”이라 촉구했다.

OBS 사측 "조직개편은 분사 위한 것 아닌 효율성 위한 것, 프리랜서 기자는 계약해지"

OBS 사측은 12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직개편 부분에 대해 노동조합이나 직원들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방송영상센터를 만드는 것은 분사를 위한 것이 아니고 분리된 조직들을 통합해 효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 밝혔다.

이어 “사측은 분사에 대한 계획이 없으며, 만약 이러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상파 방송사에서 노조와의 협의 없이 이런 일을 강행할 수 없지 않느냐”며 “이번 조직개편은 비효율은 걷어내고 경쟁력 강화를 하자는 측면에서 통합을 꾀한 것이며, 자체 제작을 줄이는 편성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전직 강화군 공보관 출신의 프리랜서 OBS 기자에 대해서 OBS 측은 12일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OBS 사측은 “해당 기자를 채용한 이유는 경기도가 워낙 넓으니까 기존의 기자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지역을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자의 도움을 받자는 취지였다”며 “그러나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12일 본부장 면담을 진행했고 오늘 자로 계약 해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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