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공적자금 지원이 상업영화에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엔 공적 지원을 받은 영화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개봉되면서 기본 목적과 자금 운용이 괴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10년간 영진위가 영화제작 등 지원에 투입한 공적자금 현황에 따르면 독립예술영화 지원은 461억9000만원으로 상업영화 지원액(1911억2000만원) 대비 24.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립예술영화 지원금액 자체는 2017년 이래 해마다 늘고 있다. 다만 상업영화 지원금액 대비 독립예술영화 지원액 비중은 2017년 12.0%에서 2018년 41.1%, 2019년 52.2% 등으로 높아지다 2020년부터 20%대로 낮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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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21년 영화진흥위원회 연도별 공적자금 투입현황. 자료=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특히 최근 2년 동안에는 ‘승리호’ ‘낙원의 밤’ ‘사냥의 시간’ ‘콜’ ‘새콤달콤’ ‘제8일의 밤’ 등 투자조합 출자로 공적자금을 투입한 영화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주로 영화 개봉작으로 판단해 투자 대상이 되었다가 코로나19 등이 맞물려 상영관 개봉이 무산된 사례들이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가수익은 넷플릭스가 독점하는 구조인 데다, 해당 작품들의 영화관 개봉·상영이 이뤄지지 않아 상영관 입장료에 대한 부과금 징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익금은 모두 해외 OTT가 독식했다.

이를 두고 영진위 공적자금 운용이 기본 취지를 거스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기업·상업영화의 영화산업 독점에 대응하고, 예술·독립·애니메이션·소형·단편 영화 등을 진흥하는 데 사용돼야 할 공적자금이 상업영화에 집중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관련 자료를 공개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화 공적자금의 주 목적은 영화시장에서 소외된 독립영화, 단편영화, 예술영화 등을 지원해 뛰어난 신인을 발굴하고 한국영화의 수준을 높이는데 있다”며 “한국영화의 미래를 위해 신인·독립영화 등의 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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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영화 '승리호'(왼쪽), '낙원의 밤' ⓒNetflix

아울러 정 의원은 “해외 OTT 등을 통해 개봉하는 한국영화에 지원할 경우 부과금 징수 등 수익금의 일부가 공적자금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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