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저작권을 독점한 넷플릭스가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에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규제로 풀어야 하는지, 위험(리스크)을 감수하고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 넷플릭스에 적절한 대가인지 등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플랫폼 정책 구현 방안 관련 토론회에서다.

현재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를 포함해 빅테크 기업의 온라인 플랫폼은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미디어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들의 시장 지배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방송학회(학회장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1일 ‘글로벌 미디어시대, 바람직한 플랫폼 정책 구현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의 독과점 시대로 진입하면서 앞으로도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자산이 플랫폼 생존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플랫폼이 독과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 교수는 “최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경우 전 세계 90%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저작권이 넷플릭스에 있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 흥행에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앞서 ‘넷플릭소노믹스-넷플릭스와 한국 방송 미디어’ 저자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드라마 제작사는 제작비의 10~20%를 수익으로 받고 끝난다. 한번 성공하면 연출자나 배우의 몸값이 달라지는 부수적 효과는 있겠지만 흥행에 따라 더 벌 수 있는 구조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제작사는 스핀오프, 해외 리메이크나, 영화도 만들 수 없는데 이는 넷플릭스가 저작권을 갖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오징어게임’ 세계적 흥행, 수익은 ‘설계자’ 넷플릭스 차지]

반면,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이날 논의됐던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규제 정책에 “기본적 규제 정책 방향이 방송사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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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시대, 바람직한 플랫폼 정책 구현 방안' 토론회. 

조영기 국장은 “‘오징어게임’의 경우에도 넷플릭스가 이익을 보고 제작사가 종속화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데, 과거 지상파도 완전히 똑같았다”며 “제작사들도 어느 정도 제작비를 내고 나서야 (지상파 방송으로부터) 판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현재 넷플릭스가 자본을 모두 다 대고 있는 상황이며 실패할 리스크들을 감안해 비용을 지급하고 권리를 가져간다. 정부 규제에 대한 논의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경우 제작사들이 제작 비용을 투입해 판권을 (방송 플랫폼과 제작사가) 나누는 식으로 구분이 되어갔다. 넷플릭스가 제작비 대부분을 대고 판권을 가져가는 것이 마치 새로운 문제인 양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도 저작권을 나누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 국장은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수많은 자본을 투입했고 실패작도 많았다”며 “현재 성공작이 몇 개 나오고 있다고 해서 그들이 지금까지 감수한 리스크는 언급하지 않고 바로 판권을 나눠야 한다고 말하거나 특히 그것을 정부 규제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이어 “넷플릭스 역시 창작자의 목소리를 모르지 않으니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성공 사례 몇 건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국가가 개입해 중재하는 건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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