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최고의 방송 저널리즘을 만들 것이다.” (이규연 JTBC 대표이사)

29일 오후 한국언론학회(회장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는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10년의 성과와 가치 : 종합편성채널과 한국 미디어 산업”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JTBC가 후원했다. JTBC를 비롯해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 4사는 2011년 12월1일 일제히 개국했다. 종편 개국 당시엔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한국언론학회는 지난 10년간 JTBC가 종편답지 않은 종편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는 보도와 콘텐츠 모두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위근 퍼블리시(주) 최고연구책임자는 “종편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가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이다. 종편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이 사회 양극화를 부추기고 주장 저널리즘을 펼쳐 언론 환경을 후행시켰다는 평가가 있다. 긍정적인 면은 다양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저널리즘을 도입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JTBC는 다른 종편과 달랐다. JTBC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은 혁신성과 민주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29일 오후 한국언론학회(회장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는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10년의 성과와 가치 : 종합편성채널과 한국 미디어 산업”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JTBC가 후원했다.
▲29일 오후 한국언론학회(회장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는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10년의 성과와 가치 : 종합편성채널과 한국 미디어 산업”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JTBC가 후원했다.

먼저 JTBC 메인뉴스 가구 시청률이 2017년과 2018년에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접어들어 지난해부터는 눈에 띄게 떨어진 점을 짚었다. 김위근 책임자는 “JTBC 메인뉴스 시청률은 2017년 정점을 찍고 하향세다. 내부에서 많은 분석과 고민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뉴스 시청률 부진 원인은 ‘포스트 손석희 부재’, ‘JTBC 뉴스 양식 및 보도 방식의 일반화’ ‘다른 방송 뉴스와의 차별성 부재’ ‘이슈 선점 및 전개의 아쉬움’ 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즐겨보는 뉴스 채널 :2013년 이후 분기별 추이’ 자료를 보면 JTBC 뉴스의 인기가 손석희, 세월호, 촛불집회 등과 연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JTBC 채널 선호도는 세월호 참사(2014년 4월), 최순실 국정농단·박근혜 탄핵 국면(2017년)에서는 다른 채널과 비교도 안 되게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손석희 사장이 메인뉴스 앵커에서 내려온 후(2020년 1월)부터는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졌다. KBS가 실시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와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 순위에서도 2019년까지 1위를 기록하다가 이후 점점 순위가 떨어졌다.

▲한국갤럽 뉴스 채널 선호도 조사. 자료=한국갤럽.
▲한국갤럽 뉴스 채널 선호도 조사. 자료=한국갤럽.

김위근 책임자는 “하지만 디지털 경쟁력이 다른 종편이나 지상파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질적 평가는 양적 평가보다 부침이 덜하다”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조사에서 2020년 시민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중 JTBC는 4위를 기록했는데, 젊은층과 고학력자, 진보층 시민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로 선택된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JTBC 뉴스가 저널리즘에 기여했다고도 평가했다. 김위근 책임자는 “팩트체크, 탐사보도, 새로운 뉴스 프로그램 포맷 및 진행 방식, 뉴스룸 조직 혁신, 사회적으로 필요성 있는 페이크뉴스 검증을 메인뉴스에 고정 코너 배치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JTBC 뉴스가 앞으로 강한 저널리즘, 새로운 뉴스 가치 정립, 시민이 필요로 하는 뉴스 생산, 최신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뉴스 콘텐츠 생산 유통 소비, 저널리스트의 전문성 확보, 새로운 조직원 수혈, 유연한 뉴스룸 조직, 뉴스룸 디지털전환, JTBC 저널리즘 문화, 혁신성과 민주성 유지 등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한 뒤 “시민이 필요로 하는 뉴스 생산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시민들이 어떤 뉴스에 관심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좀 더 유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JTBC는 종편 중에서도 차별성이 있었다. 2017년 JTBC 뉴스 시청률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JTBC 기여도가 워낙 컸다. 문제는 지난해 들어 JTBC 보도가 전과 다르다는 점이다. 동력이 떨어졌다. 성장기는 지났고 성숙기에 접어들었는데 어떤 식으로 혁신해 나갈 것인지 고민할 거다. 강한 저널리즘으로 JTBC만의 독자적 영역을 다시 한번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상암동 JTBC 사옥. 사진=JTBC 제공.
▲서울 상암동 JTBC 사옥. 사진=JTBC 제공.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도 “JTBC가 지상파 의제 선점 구조를 해체했다고 평가하는 내용의 논문도 있을 정도”라고 말한 뒤 “하지만 세월호와 촛불 정국은 국민 통합형 의제다. 조국 사태 같은 정치지형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아니라 흩트리는 어젠다다. 젊은층과 고학력, 진보로 구성된 JTBC 시청자들은 분산되는 층이다. 다른 채널로 이동하고 있다. 새로운 층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 뉴스 가치 중에 공정성과 객관성 등이 있지만 관련성이라는 가치가 중요하게 대두한다. 사람들은 세월호와 촛불 정국은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관심에 대해 조금 더 신경 쓰면서 뉴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규연 대표이사는 “JTBC의 보도는 종편 같지 않은 종편이라는 데 동의한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시청률이 좀 더 하락했다. 발제에서 민감해 이야기를 안 하신 것 같기도 하다. 한마디로 정리를 좀 하고 가야겠다. 불신과 분노를 먹고 사는 미디어들이 조국 사태를 기초로 많아졌고, 정파성과 팬덤으로 휘청거리기도 했다. 내부적으로 봤을 때 사법부의 관행들, 조국 사태로 딜레마가 왔다. 양쪽을 균형 있게 다른 방송을 했다. 많은 단순 시청자들이 떨어져 나가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규연 대표이사는 이어 “조국 사태로 많은 토론과 갈등에 노출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불신과 분노를 먹고 사는 미디어가 될 수는 없다. 정파성과 팬덤에 끌려다니는 언론사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검찰 관행에 동조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규연 대표이사는 “JTBC 뉴스가 어떤 것이 부족했을까 생각해봤다. 어젠다 세팅, 게이트키핑 능력이 떨어졌던 게 아닌가. 내부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도는 제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해야할 일이지만 어떻게 각인시켜 나갈지 고민이다. 믿고 보는 방송이 되겠다”며 “앞으로 JTBC는 좀 더 강한 야성을 보일 것이다. 권력의 감시자로서 진보보수 정권 상관없이 야성을 보이겠다. 심층 탐사 보도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다. 디지털 쪽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JTBC 콘텐츠에 대해 분석해 발제에 나선 김설아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JTBC 프로그램들이 가장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JTBC 방송 콘텐츠의 성장과 변화를 3기로 나눴는데, 3기인 현재는 정체기라고 판단했다.

▲29일 오후 한국언론학회(회장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는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10년의 성과와 가치 : 종합편성채널과 한국 미디어 산업”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JTBC가 후원했다.
▲29일 오후 한국언론학회(회장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는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10년의 성과와 가치 : 종합편성채널과 한국 미디어 산업”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JTBC가 후원했다.

제1기(2012~2015년)는 히든싱어, 썰전, 마녀사냥, 비정상회담, 슈가맨, 아는형님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는 도전적인 프로그램들로 토론식 예능 프로그램이 선전하며 시청자들에게 공론장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제2기(2016~2018년)에는 아는형님, 한끼줍쇼, 팬텀싱어, 뭉쳐야 뜬다, 효리네 민박, 비긴어게인 등의 프로그램이 배출됐다. 제3기(2019~현재)는 슈퍼밴드, 싱어게인 등 차별화된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성공과 안착이 이뤄졌다고 했다.

윤희웅 JTBC 콘텐트전략실장은 “현재 3기라는 멘트에 공감한다. 전환기나 정체기에 있다. 그런데 미디어업 자체가 굉장히 많이 바뀌어 정체기에 있다. 과거에는 동시간 때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재핑(zapping)하면서 봤지만, 지금은 OTT 때문에 재핑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한 콘텐트만 죽 본다. 현재 지상파는 원래 유명한 프로그램이 잘나간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채널A 강철부대, 엠넷 스트리트우먼파이터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웅 실장은 이어 “지금은 TV보다 넷플릭스에서 D·P, 오징어 게임, 환승연애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다. 시청패턴이 많이 바뀐 것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중요한 포이트다. JTBC가 하나의 채널로 승인 허가를 받았지만, 좋은 사람이 많이 모여야 성과가 난다. 과연 JTBC 채널 플랫폼이 넷플릭스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업계 피디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나. JTBC 우산 아래 모여야 가능한 일이다. 모르시는 분이 많을 텐데 D·P는 JTBC스튜디오가 만들었다. 이런 사례가 저희의 모델이 돼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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