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가 1년 전 구설에 올라 회사를 떠났던 사내 목사(이하 사목)의 채용에 관한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내부 반발이 일었다. 이 사목은 예배와 내부 직원 소통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비판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사목은 CBS 사내 예배를 집전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지부장 반태경)는 지난 24일 “前(전) 사목의 복귀는 CBS 공동체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라는 이름의 성명을 게시했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성명을 통해 “사목은 말 그대로 ‘회사의 목사’이고 CBS 사목은 CBS 공동체를 신앙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하는 목자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라며 “가장 도덕적인 인물이 맡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고 발언도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도저히 할 말이 아닌 말, 해서는 안 될 말’은 구분할 줄 아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에는 전직 사목이 어떤 내용의 말을 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27일 미디어오늘에 “성명 내용 외에는 추가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직 사목은 비상식적이거나 여성비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취지의 설교 등을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계약직이었던 사목은 정규직 채용 절차와 관련한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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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사옥. 

CBS 내부의 한 직원은 미디어오늘에 “문제가 된 특정 발언은 피해 당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이 직원은 “노동조합 성명을 보고 또다시 사목을 마주하는 순간을 피하기 위해 뒷걸음쳐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상계단을 찾고, 갈 생각 없던 화장실로 숨어버렸던 일이 반복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CBS지부은 사측이 1년 전 떠난 사목의 재심을 수용한 것을 비판했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사목은 당연히 공동체 신뢰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사측은 1년 전 회사를 떠났던 전 사목이 요청한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과연 구성원들 동의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결정인가”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재심 청구 수용은 추석 연휴 직전 결정됐다. 경영진이 바뀐 뒤에야 이뤄진 복귀 시도가 더욱 의심스럽다”며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시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아침 예배에 앞으로 누가 참석하겠느냐”며 무너진 신뢰를 지적했다. 

사측은 27일 미디어오늘에 “CBS는 법리적 검토를 바탕으로 전 사목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며 “재심 절차를 포함한 앞으로의 진행 사항 역시 내부 규정과 관계법률 검토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사목에게 과거 회사를 떠난 이유 등을 질문했으나 그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 밝히기 어려움이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바라는 것은 침묵의 나선이론처럼 거짓이 진실을 이기지 않는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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