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쓴 책 ‘조국의 시간’이 짧은 기간 폭발적 판매량을 기록한 배경을 설명하며 “(조국 전 장관이) 책을 쓰기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국의 시간’은 출간 전부터 6만 부 예약으로 베스트셀러를 예고했으며, 두 달간 30만 부 이상이 팔렸다. 노무현재단이 제작하는 ‘알릴레오 북스’는 13일 방송에서 ‘조국의 시간’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조국의 시간’ 출판사인 한길사 김언호 대표가 출연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조국 교수가 책이 나오자마자 한 권 보내줬다. 받아 보면서 첫째는 ‘이 책이라도 썼으니 살지…’(라고 생각했다). (책은) 자기 육성을 실어서 시민들과 곧바로 만날 수 있다. 책은 몇천 년 된 올드미디어인데 여전히 힘을 갖고 있구나, 진짜 억울한 사람은 이거라도 있으니 내 얘기를 남에게 할 수 있는 거지 이 길조차 없다면 어떻게 살지, 하는 게 하나 있었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그러면서 “보통 시민들이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대부분의 (조국 사태 관련) 이야기는 초기에는 검찰발 기사였고, 그다음엔 검찰발 정보를 토대로 해서 언론인들이 쏟아낸 비평이었고, 정치적 반대세력 쪽에서 쏟아낸 저주의 언어들이 세상을 처음 몇 달 동안 지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전선이 형성되고, 서초동 집회가 만들어지고 다소 다른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지만 본인 목소리는 전해질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13일 공개된 '알릴레오 북스'의 한 장면.
▲13일 공개된 '알릴레오 북스'의 한 장면.

유 이사장은 “시민들이 이 사태의 본질이 무엇이고, 여기서 우리가 사실로, 진실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할 때, 그렇게 음습한 통로를 통해서 검찰에서 나간 정보를 토대로 쏟아낸 그런 저주의 언어들과 함께 본인의 육성도 들어보는 게 사실을 사실대로 파악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조국의 시간’이 출간되어야 했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또한 “미디어를 통해 비친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조국 전 장관이) 고통스러울 거라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되겠다는,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합쳐지며 짧은 기간에 (책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책을 쓰기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의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조국의 시간’은 굉장히 인문적인 책이다. 그 짧은 시일 동안 이뤄지는 일들, 조국 교수가 당하는 고통, 우리 사회가 (조국 일가를 향해) 뒤집어씌우기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 이런 것들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구체적 고민이고 이것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조 장관도 기록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출간 배경을 전했다.

▲13일 공개된 '알릴레오 북스'의 한 장면.
▲13일 공개된 '알릴레오 북스'의 한 장면. 

김언호 대표는 출간 이후 “처음에는 조국 일가가 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게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잘못 봤다는 글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 이 책이 (조국 사태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하게 만든 계기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으며 “근거 없는 주장들을 제대로 극복해야 하는데 이 책이 우리 사회에 반성적 자료를 제공하는 것 같다. 서초동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던 건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 현상을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교수가 개정판을 내겠다고 했다”고도 덧붙였다. 

조국 전 장관은 이 책에서 “검찰이 정보를 흘리면 언론은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야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검찰·언론·야당은 이심전심 또는 일심동체로 스크럼을 짰다. 이들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심 없는 무오류의 영웅이었으며 법치는 검치였다”고 썼다. 또 “한국 언론은 OECD 국가 최고 수준의 자유를 누리면서도, 사실확인 의무를 방기하고 자신들이 반대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저주와 매도에 몰입하면서 사실상의 정치 활동을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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