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소속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기준을 바꾼 것 관련 민주당 보좌진협의회가 당과 협의한 내용이라며 “기존 언론 위주의 정량적 평가에서 벗어나 정성적 평가를 모색하자는 시도”라고 밝혔다. 평가기준 변경 뒤에도 당 소속 의원실 보좌진들의 원성이 잦아들지 않자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은 지난달 22일 국감 우수의원 선정을 위해 각 의원실에 국감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공지했다. 평가기준을 보면 민주당 공보실 등록사·네이버 뉴스제휴 매체사에 보도된 각 의원실 국감 관련 자료를 매체별로 차등해 점수를 주기로 했다. 미디어오늘은 이를 보도하며 “구시대적 기준”이라는 민주당 관계자 발언을 함께 전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지난 7일 국감 우수의원 선정 기준을 변경해 공지했다.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제출하지 않도록 하고 국감 질의서, 보도자료, 정책자료집, 온라인 정책활동(SNS 등), 카드뉴스 등 의원실에서 만든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보좌진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변경한 기준에 대해 보좌진들은 계량평가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 지난달 22일 민주당에서 각 의원실에 공지한 우수의원 선정 평가기준 자료. 현재는 이 처럼 평가하지 않겠다고 기준을 변경했다.
▲ 지난달 22일 민주당에서 각 의원실에 공지한 우수의원 선정 평가기준 자료. 현재는 이 처럼 평가하지 않겠다고 기준을 변경했다.
▲ 지난 7일 민주당이 변경한 평가기준.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는 당과 협의한 결과라면서 '중요한 건 정성적 평가이며 국감활동내역은 이를 증빙하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 지난 7일 민주당이 변경한 평가기준.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는 당과 협의한 결과라면서 '중요한 건 정성적 평가이며 국감활동내역은 이를 증빙하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익명 SNS 공간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우수의원 선정 관련 비판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어쨌거나 국감은 보도자료 경쟁”(6일), “언론보도 성과에 상관없이 얼마나 보도자료를 작성했는지로 평가가 바뀌었다. 써놓은 보도자료는 몇 개로 쪼개야 할 판이고, 국감끝나도 제출기한까지 정책자료집을 몇권 더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카드뉴스,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 등도 평가한다고 하니 인턴들 업무는 더 늘고 인원 부족한 방은 외주를 줘야할 판”(8일), “여당 국감 평가, 경기 중 룰을 바꾸는건 대체 무슨 짓입니까? 당장 의원실들 자료 부실해지고 양치기할 게 눈에 선하네요”(8일) 등 계량평가에 대한 비판글이다. 

이에 민보협은 당 원내행정기획실과 논의한 내용을 공유했다. 민보협은 각 의원실 보좌진에게 “국감 우수의원 선정 제도 변경은 기존의 ‘언론 위주의 정량적 평가’에서 벗어나 ‘정성적 평가’를 모색하는 시도”라며 “중요한 항목은 ‘총평’과 ‘주요 제도개선 및 정책제안 사항’인데 ‘국감 활동내역’은 이 두 기준을 증빙자료로 그 양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온라인 정책활동, 카드뉴스의 경우 다양화된 의정활동 홍보매체를 예시로 든 것이며 활동횟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며 “국감 우수의원 선정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닌 내용이니 숫자를 늘리기 위해 부가적 업무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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