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민주당, 국정감사 의원평가 ‘시대착오’ 기준 논란
민주당, 국정감사 의원평가 ‘시대착오’ 기준 논란
[단독] 국정감사 자료 인용 언론사 차등해 의원평가
지상파·중앙일간지 중심, 당 등록·네이버 제휴사만 성과로
“국감자료, 다양한 플랫폼 활용해 알리기 어려워”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 의정활동을 평가할 때 언론매체를 차등하거나 배제하기로 해 논란이다. 각 의원실에서 준비한 국감 자료를 당에서 제시한 매체에 보도하게 해야 점수를 받고 이를 토대로 우수의원을 선정하는 것이다. 

미디어 환경이 달라졌고, 이에 따라 의원실에서도 다양한 매체에 접촉하는 가운데 민주당의 의원 평가는 여전히 올드미디어 중심 시스템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2020년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자료 제출 관련’이라는 민주당 원내공지 문건을 보면 당 원내행정기획실에서는 국정감사 종료 후 정책자료집, 보도자료, 언론보도 등을 기준으로 국감 우수의원을 선정한다. 이에 각 민주당 의원실은 성과물을 국감이 끝난 11월초 원내행정국에 제출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김태년 원내대표 명의로 이런 내용을 알리는 공문을 별첨자료들과 함께 각 의원실에 보냈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민주당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민주당

 

민주당 등록·네이버 제휴 매체만 점수
방송·신문 매체가 보도한 인터넷기사는 제외 

해당 공문을 보면 “아래 작성한 ‘언론사 분류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언론보도 성과는 우수의원 정량평가 시 반영하지 않으니 자료 제출시 참고해 달라”고 했다. ‘언론사 분류기준(민주당 공보실 등록사·네이버 뉴스제휴 기준)’을 보면 방송사·일간지·통신사·인터넷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했다. 의원실 입장에선 이에 속하지 않는 매체에 국감 관련 보도자료를 노출할 필요가 없다. (해당 매체이름은 기사 끝부분에 공개했다.)

실제 TV방송과 신문지면에 실려야 점수를 준다는 내용도 있다. 공문을 보면 “방송보도의 경우 의원 실물이 나온 인터뷰 화면이나 자막으로 나온 의원 성함을 캡처해 보내달라”며 “방송사 매체에서 인터넷 기사로 송출된 경우엔 반영이 안된다”고 했다. 일간지의 경우 “발행 신문을 복사하는 등 실제 기사를 제출해달라”며 “일간지 매체에서 인터넷 기사로만 송출된 경우엔 반영이 안 된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원내공지 문건 중 '국정감사 언론보도성과 등 종합표' 별첨자료.
▲ 더불어민주당 원내공지 문건 중 '국정감사 언론보도성과 등 종합표' 별첨자료.

 

언론사 간에도 차등을 뒀다. ‘국정감사 언론보도성과 등 종합표(별첨1)’ 문건을 보면 방송보도, 지면보도, 통신사, 인터넷언론, 정책자료집, 보도자료 등 6가지 항목에 대해 각 보도횟수를 기록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중 ‘방송보도’의 경우 지상파(KBS 등), 보도·종합편성채널(YTN 등), 기타·지역방송(SBS CNBC 등) 등 세가지 섹션으로 분류했고, ‘지면보도’의 경우 중앙지 1면상단, 중앙지 1면하단, 중앙지 기타면, 기타 일간지·지방지·경제지 등 네가지 섹션으로 분류했다.  

▲ 더불어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이 지난 22일 각 의원실에 공지한 문건 중 일부.
▲ 더불어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이 지난 22일 각 의원실에 공지한 문건 중 일부.

 

별첨자료를 보면 지면보도의 경우 중앙지만 1면 상단과 하단, 기타면을 구분하고 지방지와 경제지는 면 구분을 하지 않고 제출하도록 했다. 인터넷 보도의 경우 ‘국회 등록 상시 출입 인터넷기자단’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변화하는 미디어환경, 변하지 않는 평가기준

국감을 준비할 때, 의원실에선 국회 출입기자와 함께 상임위원회 소속 피감기관에 자료를 요청하고 해당 기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 기사화한다. 이는 해당 기자의 단독보도가 되고, 출처는 해당 의원실이 된다. 이를 의원들 성과로 당에 제출한다.

당에서 이런 기준으로 언론매체에 차등을 둘 경우 의원실에선 특정 매체들과 협업을 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일부에선 특정 기자가 의원실에 낸 아이디어로 요청한 자료를 전혀 다른 매체 기자에게 제공해 기사화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실 차원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을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해당 공문을 보면 힘이 빠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이 알려져도 방송이나 지면에 안나가면 꽝”이라며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지면이랑 TV만 인정한다고 하는지 참 구시대적이다”라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017년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소속 의원평가 자료를 입수해 보도했다. 지상파, 전문보도채널·종편, 통신사, 인터넷 순으로 점수를 차등했다는 내용이었다. 3년간 유튜브 성장 등 미디어 환경이 변했지만 당에선 여전히 평가기준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관련기사 : 국정감사 우수 의원 선정, 그 비밀을 공개합니다]

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 행정국 관계자는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전에 했던대로 (기준을) 정했다”며 “따로 말씀드릴 건 없다”고 답했다. 

다음은 민주당이 각 의원실에 제시한 ‘언론사 분류기준(민주당 공보실 등록사·네이버 뉴스제휴 기준)’ 소속 매체들이다. 여기 해당하지 않는 매체의 보도는 우수의원 선정시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방송사 
지상파 : KBS, MBC, SBS
보도전문·종합편성채널 : YTN, 연합뉴스TV, MBN, JTBC, 채널A, TV조선 
기타 및 지역방송 : SBS CNBC, OBS, BBS, CBS, EBS, 한국경제TV, 아리랑TV, KTV, 지상파 지방방송, KBC(광주방송), KNN(부산, 경남)

△일간지
중앙지 : 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기타 일간지 : 신아일보, 아시아투데이, 전자신문
경제지 :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이데일리, 이투데이,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지방지 
서울·경기·인천 : 경기신문, 경기일보, 경인일보, 기호일보, 인천일보, 중부일보
강원 :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대전·충청 : 굿모닝충청, 금강일보, 대전일보, 중도일보, 중부매일, 충북일보, 충청일보, 충청투데이
전북 : 전북도민일보, 전북일보, 전라일보, 전민일보, 전북중앙, 새전북신문, 전라매일, 전주일보
광주·전남 : 광남일보, 광주매일신문, 광주일보, 무등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남도일보 
대구·경북 : 대구일보, 대구매일신문, 영남일보, 경북도민일보, 경북일보, 경북매일신문
부산·울산·경남 : 경상일보, 국제신문, 부산일보,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제주 : 제민일보, 제주일보, 한라일보 

△통신사 
뉴스1, 뉴시스, 연합뉴스

△인터넷 
노컷뉴스, 뉴스타파, 뉴스핌, 미디어오늘, 민중의소리, 뷰스앤뉴스, 아이뉴스24, 오마이뉴스, 조세일보, 쿠키뉴스(국민일보), 폴리뉴스, 프레시안, CNB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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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9-23 19:43:28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실 차원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을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해당 공문을 보면 힘이 빠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이 알려져도 방송이나 지면에 안나가면 꽝”이라며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지면이랑 TV만 인정한다고 하는지 참 구시대적이다”라고 했다." <<< 극단적이면 문제가 된다(더 많은 크로스 체크). 그렇다고 관행만 믿고 변하지 않으면 썩는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정의를 찾고자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대들이 말하는 정의는 일본 도장문화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