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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9만인데 광고 제안 한번 못 받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 19만인데 광고 제안 한번 못 받은 유튜브 채널
[유튜브 저널리즘 ⑦-2] 성소수자 유튜버 ‘채널 김철수’, “우리 덕에 용기 내서 커밍아웃 했다는 반응 보며 힘 내”

유튜브 채널 ‘채널 김철수’는 연인의 일상을 주로 올린다. 3만~5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에도 기업 광고 제안이 들어오지만 19만 구독자를 가진 이 채널은 광고 제안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 

김철수씨는 “우리 영상이 마이너한 면이 있다고 해도 광고가 들어올 법 한데 우리가 게이니까 브랜드 이미지 걱정을 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서 미소를 보이며 “게이인지 아닌지 떠나 유튜브로 돈을 벌면 좋은데 기업은 염려하는 거 같다. 카스가 (서울퀴어퍼레이드) 응원 광고를 내서 화제가 됐는데 그런 기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24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김철수(오른쪽), 손장호씨. 사진=금준경 기자.
▲ 24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김철수(오른쪽), 손장호씨. 사진=금준경 기자.

지난 24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유튜버 김철수, 손장호씨를 만났다. ‘채널 김철수’는 대표적인 성소수자 유튜브 채널이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김철수씨는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개인적인 이유다. 내가 이렇게 생긴 사람이고, 내가 게이라는 걸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성소수자로서 삶이 답답해서 내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개인적인 이유인데, 공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채널 김철수’는 2018년 시민 길거리 인터뷰 영상을 제작했다. 10분 가량의 영상에 사랑에 대해 말하는 시민 100명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성애자는 물론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범성애자, 무성애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참여했다. 성소수자들을 인터뷰하고, 성소수자들의 소식을 ‘성소수자 뉴스’ 코너로 다루기도 했다. ‘채널 김철수’는 ‘커밍아웃’을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성소수자와 이성애자의 경계를 넘어 누구나 커밍아웃을 하는 영상을 보내면 올려주는 ‘커밍아웃 페이지’도 운영한다. 

▲ '사랑이란 뭘까요' 인터뷰 영상. 사진=채널 김철수.
▲ '사랑이란 뭘까요' 인터뷰 영상. 사진=채널 김철수.

김철수씨가 손장호씨와 사귀면서 커플의 일상을 올리는 영상이 주력 콘텐츠가 됐다. 산책을 가고, 밥을 먹고, 고양이를 키우고,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2018년 5월 올린 영상 ‘사귄다고 말해야 되는데 제목 짓기 어렵네’가 터닝 포인트가 됐다. 김철수씨가 머뭇거리다 “저의 남자친구를 소개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손장호씨가 “오글거려”라고 반응하는 내용으로 조회수가 164만회에 달했다. 이 영상을 계기로 구독자가 크게 늘었고 연인의 일상 콘텐츠가 많아졌다.

“장호와 일상을 보내는 브이로그 영상을 가장 많이 올린다. 인기도 가장 많다. 사람들이 좋은 말을 많이 써주셔서 기분이 좋다. 우리 영상은 멋지게 잘 사는 것보다는 꼬질꼬질한 모습을 보여줘서 동질감을 얻을 수 있는 거 같다.”(김철수)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힘들어 스스로를 부정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저희 영상을 보고 가족과 친구에게 커밍아웃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튜브를 하면서 주변에 나와 같은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고 서로를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위를 받는다.”(손장호)

▲ '채널 김철수' 영상 갈무리.
▲ '채널 김철수' 영상 갈무리.

이들은 자신을 ‘2등 시민’이라고 불렀다. 김철수씨는 “가장 답답한 건 결혼이다.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 법적인 보호를 받는 거다. 같은 나라에서 보호를 못 받으니 2등 시민이다.  대출 등 결혼이 전제되는 모든 제도의 혜택도 못 받는다”고 했다. 손장호씨는 일상의 차별을 말하며 “시선 때문에 밖에서 손을 잡고 걸어다닐 수도 없다”고 했다.

이들은 기성 미디어를 어떻게 생각할까. 김철수씨는 “코로나19 성소수자 확진자 보도를 보면 미디어가 오히려 편견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사자 분들이 커밍아웃을 못하는 분위기이면 미디어가 이들을 커밍아웃 할 수 있게 끌어내주는 역할을 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다. 성소수자가 일상에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친숙한 이미지를 갖게 하기에는 출연이 너무 없다”고 지적했다. 손장호씨는 “열악하지만 홍석천씨가 방송에 나와 활동하면서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성소수자가 미디어에 등장하는 모습을 유독 한국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고등학생 동성 키스 장면을 내보낸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중징계를 했고, 동성애를 다룬 네이버 웹드라마에 시정요구를 했다.

김철수씨는 “노출이 안 되니 친숙함을 못 느낀다. 존재할 거라는 생각조차 안하니 머릿속에 없다. 머릿속에 있으면 지인이 내게 커밍아웃 했을 때 ‘아 역시 내 주변에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성소수자들은 주변 사람들이 편견에 가득 차 있고 받아들여질 여지, 즉 빈 공간이 없기에 더욱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손장호씨는 “학창시절 때 친구들은 여자친구들이 좋다는데 나는 왜 오히려 징그럽게 느껴지고, 동성에게 끌릴까 고민이 들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혼란스러웠다. 미디어가 비추는 게이의 삶은 부정적인 모습이 많아서 우울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을 통한 차별을 해소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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