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心而共濟, 終始如一, 此君子之朋也.
동심이공제, 시종여일, 차군자지붕야.

한 마음이 되어 서로 도와 한결 같은 것이 군자의 붕당이다. 

이 말은 시진핑이 ‘손을 맞잡고 중국·오스트레일리아 발전의 꿈을 추구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해 지역 번영과 안정을 실현하자-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의회 연설’ 때 북송北宋시대 구양수歐陽修가 지은 <붕당론朋黨論>에서 따왔다. 시진핑은 구양수의 이 말을 인용해 중국의 국제교류 원칙과 입장을 밝혔다. 시진핑은 도의에 기초해 서로 단합하고 돕는 ‘군자의 벗’을 제안했다. 양국 간의 우의가 영원히 변치 않고 대대손손 이어질 것을 바랐다. 국가교류와 사람교류 역시 이와 같기를 희망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 ⓒ 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 ⓒ 연합뉴스

단지 이익만을 추구해 함께 가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서로 다투는 것을 피할 수 없고, 이익이 소진되면 서로 멀어진다. 그것은 좁은 울타리의 불량 집단으로 왕왕 부당한 이익으로 결탁하여 친밀한 듯하나 실제로는 서로 딴 마음을 품고 암투를 벌인다. 선현들이 지탄한 ‘소인의 친구’다. 군자의 사귐은 일치된 생각과 행동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이다. 공동의 이상으로 함께 응집을 추구하여 위대한 사업을 위해 분투할 때 비로소 마음을 합쳐 단결하여 곤란을 극복할 수 있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면 견고한 성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이것이 위대한 우의이며 진정한 우정이다. 신앙은 바로 우리들 공동의 언어이며, 시종여일하게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은 가장 깊은 역량이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臣聞朋黨之說自古有之, 惟幸人君辨其君子小人而已. …… 故臣謂小人無朋, 其暫爲朋者, 僞也. 君子則不然, 所守者道義, 所行者忠信, 所惜者名節. 以之修身, 則同道而相益, 以之事國, 則同心而共濟, 終始如一, 此君子之朋也. 故爲人君者, 但當退小人之僞朋, 用君子之眞朋, 則天下治矣.
신은 듣기에 붕당이라는 말은 예부터 있었습니다. 오직 임금이 군자와 소인을 분별할 수 있다면 다행일 따름입니다. …… 그러므로 신은 소인은 붕당이 없고, 잠시 붕당을 만드는 것은 거짓입니다. 군자는 그렇지 아니하여 도의를 지키고 충성과 신의를 실행하며 명예와 절조를 아낍니다. 이것으로 수신하면 도가 일치해 서로 이롭고, 이것으로 나랏일을 하면 한 마음이 되어 서로 도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으니, 이는 군자의 붕당입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마땅히 소인의 거짓된 붕당을 물리치고, 군자의 진정한 붕당을 부린다면 천하가 다스려 집니다.

송나라 인종仁宗 때 구양수와 범중엄范仲淹 등은 재상 여이간呂夷簡이 곽 황후 폐립을 주청하자 이에 반대했다. 이들은 여이간이 붕당朋黨을 지었다고 무고해 좌천당했다. 이후 인종이 1043년에 범중엄 등을 중용해 개혁을 추진했다. 정적들이 다시 ‘붕당’의 죄명으로 공격하자 구양수가 <붕당론>을 저술해 인종에게 바쳤다. 글은 군자와 소인을 비교해 이치에 맞게 논증하면서 설득하는 형식으로 기술했다. 구양수는 <붕당론>에서 “소인들은 결코 붕당이 없다. 단지 군자들만이 붕당을 만든다. 소인들은 녹봉과 재물을 탐하기 때문에 그들은 이익이 있을 때는 잠시 결탁해 붕당을 짓는다. 이런 붕당은 날조된 것이다. 그들은 이익이 다하면 서로 해친다. 형제친척도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구양수는 군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들은 도의를 굳건히 지키고 충성스럽고 성실하게 이행하며 명예와 절조를 소중히 여긴다. 이것으로 인품과 덕성을 수양한다. 의기투합해서 서로 보탬이 된다. 이것으로 국가를 위해 일하면 마음을 합쳐 곤란을 극복하는 것이 한결같다. 바로 군자의 붕당이다. 때문에 군주가 된 사람은 마땅히 소인의 거짓된 붕당을 물리치고, 군자의 진짜 붕당을 부린다면 천하가 안정된다고 밝혔다. 범중엄은 후난성 웨양(湖南省 岳陽)에 있는 웨양러우(악양루岳陽樓)의 ‘악양루기岳陽樓記’를 지으면서 마지막 문장에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천하의 즐거움을 뒤에 기뻐할 것이다(先天下之憂而憂, 后天下之樂而樂歟)’라고 표현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膾炙되면서 명문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서 ‘천하’는 백성, 즉 인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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