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정이후능안, 안이후능려, 여이후능득.

고요한 뒤에 편안할 수 있고 편안한 뒤에 생각할 수 있으며, 생각한 뒤에 얻을 수 있다.

시진핑은 <之江新語·사람을 대하거나 일을 할 때 경솔함을 극력 경계하자> 는 등의 글에서 <예기禮記·대학大學>에 나오는 이 말을 인용했다. ‘고요함’의 부정적인 말은 ‘애를 태우다’이고, ‘편안함’의 반면적 언어는 ‘조급하다’라고 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은 “마음이 침착하지 못하면 기품이 조급하게 되고, 조급해지면 정신을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올바른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 등 이런 ‘메인 스위치’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때만이 공인으로서의 몸가짐과 정치행위의 도덕성을 굳게 지켜 경솔함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경솔함을 없애면 고요한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고, 이성적으로 처세할 수 있으며 의지를 단련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항용 당 지도간부들의 경솔함은 겉으로 볼 때 마음이 초조해 편안하지 않은 상태를 말할 수 있다. 공직자로서는 좋지 않은 태도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예를 들면 어떤 지도간부는 성급한 성과를 내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건물을 크게 짓거나 마구 철거하는 데 몰두한다. 또 이미지 관리에 미혹되어 왁자지껄하게 기공식 테이프 끊은 뒤 슬그머니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례도 빈발한다. 이런 지도간부들의 경솔함은 국가와 인민에게 재앙이고, 해독은 끝없이 계속된다. 침착하지 못하고 조급해하며,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일득일실一得一失에 전전긍긍한다. 이런 현상은 지도간부들의 가치관, 권력관, 이익관이 부정확하기 때문으로 오로지 높은 지위에 오르기만을 생각하고, 군중의 이익을 속이는 행위다. 시진핑은 이런 고질병을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고요한 마음을 갖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어찌 장기적 계획을 세울 수 있겠는가? 원전은 다음과 같다.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新民. 在止于至善.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대학의 길은 밝은 덕을 밝히고, 백성들을 새롭게 하며, 지극히 착한 곳에 머무름에 있다. 머물 곳을 알아야 뜻을 정할 수 있고, 뜻을 정한 뒤에 고요할 수 있으며, 고요한 뒤에 편안할 수 있고, 편안한 뒤에 생각할 수 있으며, 생각한 뒤에 얻을 수 있다.

<대학>은 원래 <예기> 제42편의 한 부분 이었다. 북송北宋 때 유학자 정호程顥, 정이程頤 형제가 <예기>에서 글을 뽑아내어 ‘장구章句’를 엮었다. 그 뒤 남송南宋 때 주희가 자신의 주석을 단 <대학장구大學章句>를 저술한 뒤 <대학> <중용中庸> <논어論語> <맹자孟子>를 합편合編해 ‘사서四書’라고 불렀다. 이로부터 <대학>은 유가경전이 되었다. <대학>은 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의 정치철학과 학문을 직접 연결시킨 유학의 정수로 봉건 왕조시대 통치철학의 학문으로 중요한 구실을 했다. 

시진핑이 인용한 이 말은 <대학>의 우두머리 장章으로 하나의 완전한 사유思惟의 운행과정을 ‘지-정-정-안-여-득’의 순으로 기록하고 있다. ‘머물 곳을 알아야 뜻을 정할 수 있다(知止而后有定)’는 것은 목표를 알게 되면 장래의 포부를 확실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그치다의 ‘지’는 목표다. 주희는 <대학장구>에서 “머무르는 것은 마땅히 멈춰야 하는 곳으로, 곧 지극히 착한 소재지”라고 해석했다. 또 ‘뜻을 정한 뒤에 고요할 수 있으며(定而后能靜)’는 장래의 포부가 확실하면 마음이 충분히 진정되어 조급하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정’은 고요한 마음(정심靜心)이다. 주희는 “정은 마음이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고요한 뒤에 편안할 수 있고(靜而后能安)’는 마음이 진정돼 조급하지 않으면  충분히 편안해진다는 말이다. ‘안’은 어디서나 평온한 것을 말한다. ‘평안한 뒤에 생각할 수 있으며(安而后能慮)’는 마음이 편안해지면 주도면밀하게 깊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는 정밀한 사고를 말한다. 주희는 “여는 일을 처리하는데 빈틈이 없다”고 풀이했다. ‘생각한 뒤에 얻을 수 있다(慮而后能得)’는 것은 주도면밀하게 깊이 생각하면 능히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득’은 수확, 성과 등으로 학문의 경우 진리를 깨우치는 것을 일컫는다. 주희는 “득은 머물고자 하는 것을 얻는 것(得, 謂得其所止)”이라고 해석했다. ‘득기소지得其所止’는 목표를 실현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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