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之積也不厚, 則其負大舟也無力.
수지적야불후, 즉기부대주야무력.

물이 고여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다.

시진핑은 ‘당과 인민이 만족하는 좋은 선생이 되자-베이징 사범대학 교수·학생 대표 좌담회’ 연설에서 <장자莊子·소요유逍遙遊>의 이 명구를 인용했다. 시진핑은 이 말을 따와 선생과 학생들에게 지식 축적의 중요한 구실을 형상적으로 표현하면서 ‘좋은 선생’을 묘사하는 중요 요건으로 ‘튼실한 학식을 갖출 것’을 제시했다. 

옛 사람들은 스승이란 가르치고 의혹을 풀어 전해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선생이 튼실한 지식의 기초가 부족하면 도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도리를 아는 사람을 부리는 꼴이다. 그러면 어떻게 가르치고 의혹을 풀어 전해주는 사명을 이룰 수 있겠는가? 지식은 전달되고, 문화는 유동한다. 학생들은 선생이 엄격하고 융통성이 없는 것은 용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선생의 학식이 빈약한 것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게 시진핑의 생각이다.  

정보화의 시대에 지식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비약적 발전을 하고 있다. 선생이 지식체계를 이에 걸맞게 혁신하지 않으면 지식이 노후화되고 능력이 경직화돼 사고가 둔화된다. 그러면 천하의 영재를 길러내고 가르치는 책임을 져야할 선생의 책무를 다 하기 어렵다. 현대 교육은 전문지식의 주입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종합적인 소질을 배양하고, 인격과 품행을 함양해야 한다. 따라서 선생은 더욱 시야를 넓히고 많은 것들을 널리 흡수해야 한다.

<장자·소요유>편의 이 말은 일련의 비유를 통해 기초적인 것을 잘 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자는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이름은 주다. 춘추시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철학을 주장한 노자老子와 일체화된 ‘노장사상가老莊思想家’로서 도가道家를 이끌어 중국 철학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장자> 책의 형식은 우화와 풍자, 반어 등으로 이루어졌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且夫水之積也不厚, 則其負大舟也無力. 覆杯水于坳堂之上, 則芥爲之舟, 置杯焉則膠, 水淺而舟大也. 風之積也不厚, 則其負大翼也無力. 故九萬里則風斯在下矣, 而后乃今培風; 背負靑天而莫之夭閼者, 而后乃今將圖南.
또한 물이 고여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다. 집 뜰 웅덩이에 잔의 물을 부으면, 겨자씨로 배를 만들어야 한다, 잔을 띄우면 붙어버릴 것이니, 물은 얕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어서 세지 않으면, 대붕도 큰 날개를 띄울 힘이 없다. 그러므로 구만리의 바람이 날개 아래에 있어야만, 바람을 탈 수 있다. 푸른 하늘을 등에 지고 막힘이 없어야만, 남쪽으로 날아갈 수 있다.

▲ 장자 (莊子).
▲ 장자 (莊子).

 

장자는 첫 구절에서 “물이 고여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다”면서 두 개의 형상적 비유를 들어 이치를 설명하고 있다. 즉, 집 뜰의 움푹 팬 웅덩이에 잔의 물을 부으면 작은 풀로 배를 만들어야 한다. 잔을 띄우면 바닥에 붙어버려 움직이지 않는다. 물이 얕고 배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바람이 불어서 세지 않으면 큰 날개를 받쳐줄 힘이 없다. 붕새가 높이 날아 구만리를 가려면 바람이 날개 아래에 있어야만 바람을 탈 수 있다. 그럴 때만이 붕새가 푸른 하늘을 등에 지고 막힘없이 남해로 날아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노자도 비슷하게 표현했다. <노자> 39장은 “귀한 것은 천한 것의 본질(貴以賤爲本)이며, 높은 것은 낮은 것의 기본(高以下爲基)”이라고 서술했다. 큰일을 이루려면 겸손하게 자기 자신은 낮추고 반드시 기초를 튼실하게 다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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