已所不欲, 勿施于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

시진핑은 ‘독일 커얼보(科爾伯) 기금회의 연설’ 때 <논어·위령공衛靈公>편에 나오는 이 문장을 따왔다. 공자의 말인 이 글귀는 중국 전통윤리의 ‘도덕적 황금률’이라고도 한다. 서양의 도덕적 잣대인 “당신들이 어떻게 대해주기를 바란다면, 당신들도 동등하게 그들을 대해줘야 한다”는 것과 비교된다. 자기  중심주의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시진핑은 “중국은 ‘나라가 강해지면 패권을 노린다’는 진부한 논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시진핑은 오늘날의 세계는 식민주의나 패권주의의 옛날 방식은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반드시 패퇴할 것이란 지론을 편다. 세계는 지금, 사람이 공기가 필요하고 만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햇빛이 필요한 것처럼 평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단지 평화의 발전만이 인간의 바른 도리라는 주장이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시종일관해 독립자주의 평화외교 정책을 펼쳐왔다고 말한다. 세계 각국은 현재의 국제관계에 있어서 동등하고 공정한 도덕적 황금률의 유지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시진핑은 각국이 함께 세계평화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갈 때만이 공동의 미래로 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진핑은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의 ‘중국 위협론’ ‘중국 패권론’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자의 말을 빌려 공정하고 동등한 국가관계를 요구한 것이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 ‘恕’乎! 己所不慾, 勿施于人.”
(제자인)자공이 물었다. “한 마디 말로 죽을 때까지 행해야 할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것은 ‘서恕’라는 말이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

이 말은 바꾸어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할 것을 요구할 때 먼저 자신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는 말은 <논어·안연顏淵>편에도 나온다. 제자 중궁仲弓이 공자에게 인에 관해 물었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문 밖으로 나가 남과 만났을 때에는 큰 손님을 맞이한 듯이 대하며, 백성을 부릴 때에는 종묘에서 큰 제사를 거행하는 듯이 경건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켜서는 안 되는 것이니, 그렇게 하면 나라에 원망이 없고, 집에서도 원망을 사는 일이 없다(出門如見大賓, 使民如承大祭. 已所不慾, 勿施于人. 在邦无怨, 在家無怨.).”

이와 관련해 남송南宋의 대학자 주희朱熹는 <논어집주論語集註>에서 “내 마음으로 미루어 사물을 헤아리면 베품은 끝이 없다. 그러므로 죽을 때까지 행할 수 있다(推己及物, 其施不窮, 故可以終身行之)”고 풀이했다. 다시 말해 내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미루어 생각하는, 즉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 말은 인간관계를 풀어나가는데 하나의 중요한 원칙을 보여준다. 여기서 공자가 제기한 ‘서’는 남을 너그럽게 헤아려주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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