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의 길을 묻는다
한겨레신문의 길을 묻는다
[민언련 시시비비]

한겨레신문 입사 7년차 이하 기자 31명은 지난 9월6일 <박용현 편집국장 이하 국장단은 ‘조국 보도 참사’에 책임지고 당장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한겨레>의 칼날은 한없이 무뎌졌다”고 비판했다. 제목만 보고는 의혹보도만 좇아가고 검증은 소홀했던 보도에 대한 용기 있는 비판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가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그의 딸이 의전원에 두 번을 낙제하고도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됐을 때도 <한겨레>는 침묵했다.”며 의혹 제기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물론 검증 얘기도 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기자들은 ‘과거 정부’와는 다르게 ‘문재인 정권’에서는 장관 지명자 검증 팀을 한 번도 만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과거 정부, 10년 20년 뒤의 ‘권위적인 정부’라는 표현과 다르게 이 성명서에는 시종일관 ‘문재인 정권’이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을 연상시키는 표현이다. “‘50대 진보 기득권 남성’을 대변하기 위한 신문으로 전락했다”면서 “당신들은 조국을 지키는 게 아니라 ‘해사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그리고 30년 전 창간사를 인용했다. “한겨레신문은 결코 어느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 독립된 입장 즉 국민대중의 입장에서 장차의 정치·경제·문화·사회문제들을 보도하고 논평할 것이다.”

이 기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어느 정부에 대해서나 똑같은 기준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맞지만 맥락이 빠진 경직된 사고다. 기자들이 사퇴를 촉구한 편집국장 등 시니어들의 심중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패기 넘치는 젊은 기자들과 다르게 유연한 사고를 하지만, 자칫 정부와 밀착된 신문이라는 지적이 저어되어 가짜뉴스에 대한 검증을 주저하며 엉거주춤하게 의혹보도 생산에 휩쓸린 것이다. 

따라서 후자에 대한 비판과 지적은 타당하지만 전자의 경륜은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 패기만 앞세운 젊은 기자들은 과거 정부에서처럼 검증 팀을 구성해 철저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검증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이 성명에 대해 KBS 공영노조와 보수매체, 유튜브 등이 반색하며 환호한 것은 성명서의 주장이 이처럼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다. 

창간사에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편향되지 않는다는 것이 기계적 중립과 균형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 검증 팀을 만들어 운영했으니 ‘문재인 정권’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멍청한 기계적 중립이다. 그것은 한겨레신문의 창간정신이 아니다. 한겨레 기자들, 잘못 배웠다. 

중립이라는 것은 치우치지 않아야 진실이 보인다는 철학이다. 중립이나 균형은 방법론이지 목적이 아니다. 서양의 존재론은 물론이고 <중용>에서 말하는 중(中)과 화(和)의 조화, <도덕경>에서 말하는 무욕(無慾), 불교의 철학인 중도(中道)가 다 그런 것이다.

언론매체는 독자나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한겨레 기자들이 50대 진보 기득권 남성들의 신문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는데(왜 남성만일까?), 586 진보 기득권 남성이라는 제한적 표현은 악의적인 선전공세요 왜곡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세대와 성을 초월하여 진보의 대변지여야 한다.  

저널리즘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라는 원칙과 함께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이 있다. 구한말에는 동학이 표명했던 반제 반봉건, 일제 시대에는 해방 독립의 꿈, 해방공간에는 통일된 자주독립국가의 건설, 독재치하에서는 인권과 민주화 등이 그것이다. 지금은 한겨레신문의 창간정신인 ‘민족 민주 민중’이 역사의 소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한겨레신문 주주와 독자 구성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적 과제는 저널리즘의 원칙과 충돌할 수도 있지만, 상보적 관계로서 조화를 이룰 줄 알아야 한다. 

▲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 사진=이치열 기자
▲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 사진=이치열 기자

 

독자들이 한겨레신문에 기대하는 것은 남북교류와 한반도 평화, 민주정부의 성공과 개혁, 계급차별 철폐에 기여하는 보도를 하라는 것이다. 당연히 이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과거 정권에 대해서는 날을 세울 수밖에 없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시대정신에서 이탈하지 않는 한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이다. 진보의 미덕은 유연함이다.  

한겨레신문이 비판받아야 할 지점은 정권홍보매체라는 음해가 두려워 부화뇌동했다는 사실이다.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모든 매체들이 총동원되어 저널리즘의 원칙을 내팽개치고 정치적 목적으로 양산한 의혹이라는 이름의 허위날조보도에 대해 검증해줌으로써 국민들이 정확한 판단을 하게 해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밝힌 진실마저도 외면했다. 진실을 불편해하면 언론이 아니다. ‘조국 보도 참사’의 진짜 내용은 바로 이것이다. 

※ <시시비비>는 신문, 방송, 포털, SNS 등 다양한 매체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의 글입니다. 언론 관련 이슈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할 목적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기명 칼럼으로, 민언련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편집자주

※ 이 칼럼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발행하는 웹진 ‘e-시민과언론’과 공동으로 게재됩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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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9-09 19:09:26
진보 기자들아 기사를 너무 쉽게 쓰려 하지 마라. 그대들이 진보 지식인에게 거는 기대가 높듯이 독자 또한 진보신문에 거는 기대가 높다. 그대들은 2주 만에 만 건의 기사를 한 후보자에게 집중포화한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 왜 한겨레는 비판기사를 안 쓰냐는 몇몇 독자들의 말에 편승해서, 다른 언론들과 똑같이 한 후보자만 공격할 텐가. 기사의 진실과 거짓을 떠나서, 후보자와 가족까지 스토킹하면서 기사를 수많건 쓰는 거에 대해 반성은 안 해봤나. 자신들이 검증하는 행위는 무조건 정당한가. 진실도 수만 건의 기사 앞에서는 거짓이 된다. 왜 한쪽 면만 보는가.

스타듀 2019-09-10 00:11:16
아무도 돈주고 보지않는 종이신문이 재벌들이 조중돈에 던져주고 남은 광고료 부스러기 받아서 싼값에 여대 인턴들을 대거 고용하면서 여대 학보수준으로 전락한지 오래인거 누가 모르나. 대한민국이 여혐공화국이라는걸 증명하려는 사명감에 불타 하루종일 페북 뒤져서 기사랍시고 올리더니 하다하다 성신여대 기숙사 에어컨 안달아준다거나 버스기사가 여혐 낙서 붙였다거나 누가 고양이를 죽였다는 단독 기사를 보고 공해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느낀지 오래. 이번에도 120만개 기사에 한경오도 같이 잔치를 벌이구선 뭐하나 밝힌게 있었나? 대가리수만 많지 김어준 발가락에 때만도 못한것들. 신나게 같이 패다가 막판에 분위기보고 몇번 주저거리구선 뭐 칼이 무뎌져? 지나가는 개가 웃겠네. 세상 어지럽히지말고 차라리 나가서 인형눈깔이라도 붙여.

알고싶다 2019-09-09 23:54:04
속시원한일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