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도자료의 연합뉴스 기사화 비율, 100%에 가까워
삼성 보도자료의 연합뉴스 기사화 비율, 100%에 가까워
[민언련 신문 모니터 보고서]

특정 기업의 홍보성 보도자료를 보도 가치에 대한 판단 없이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행태는 우리 언론계의 오랜 숙제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올해 2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신문 지면들을 중심으로 보도자료 인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삼성 보도자료의 60%는 경제지에서도 볼 수 있다>(5월17일) 보고서로 발표했습니다. 보고서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제지는 삼성그룹 보도자료의 60%가량을 기사화했습니다. 종합일간지 중에서도 동아일보가 44.1%, 경향신문이 32.3%로 작지 않은 기사화 비율을 보였습니다. 

민언련은 지난 조사 이후,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의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물론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보도할 수 있는 분량이 한정된 신문 지면보다 많은 기사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의 보도자료를 무조건 받아 써주는 것이 뉴스통신사의 역할은 아닐 것입니다. 최소한 연합뉴스라는 언론사의 가치판단에 따라 이것은 국민에게 전달할 뉴스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기사화해야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합뉴스가 삼성의 보도자료를 기사화 한 비중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연합뉴스의 삼성 보도자료 기사화 비율 ‘100%’ 근접

이전 보고서에서도 언급했듯이 2월1일부터 5월9일까지 삼성그룹 뉴스룸이 낸 보도자료는 총 93건입니다. 네이버 뉴스 검색 엔진을 통해, 연합뉴스의 삼성이 보도자료 기사를 조사했습니다. 조사방법은 이전과 똑같이 삼성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당일과 이후 이틀, 총 3일간입니다. 같은 날 같은 이슈로 삼성에서 둘 이상의 보도자료가 배포된 경우는 핵심 키워드 포함 여부를 기준으로 분류하였습니다. 검색으로 확인이 가능한 범위에서 사진 기사와 일반 기사를 구분했습니다. 일반 기사의 경우 온전히 삼성 관련 보도만을 가려내기 위해 삼성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과 나란히 언급했거나 기사 내에서 경쟁기업과 대결 구도로 보도된 기사들은 모두 제외했습니다.

그 결과, 삼성 뉴스룸에서 제공한 사진기사가 연합뉴스에서 기사화된 비율은 83.9%(93건 중 78건), 연합뉴스가 기사를 작성해 기사화한 비율은 88.2%(93건 중 82건)였습니다. 여기에는 일반 기사와 사진 기사로 모두 기사화된 보도자료도 포함됩니다.

▲ 연합뉴스의 삼성 보도자료 인용 확인 건수 (2월1일~5월9일) (※전체 기사화 비율은 사진기사나 일반 기사 중 어느 하나라도 보도된 경우)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연합뉴스의 삼성 보도자료 인용 확인 건수 (2월1일~5월9일) (※전체 기사화 비율은 사진기사나 일반 기사 중 어느 하나라도 보도된 경우)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사진 기사 또는 일반 기사 중 어느 하나라도 기사화가 된 보도자료는 93건 중 무려 92건(98.9%)이었습니다. 연합뉴스가 이 기간 삼성 보도자료의 전부를 기사화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진기사, 일반기사가 모두 없었던 보도자료, 즉 연합뉴스가 기사화하지 않은 삼성 보도자료는 삼성에서 주최하는 공모전 관련 보도자료였던 <삼성전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 시작>(4월11일) 오직 하나 뿐이었습니다. 

‘삼성 특별대우’는 아닐까

물론, 연합뉴스는 통신사로서 주로 온라인을 통해 기사를 내기 때문에 얼마든지 기업의 보도자료를 기사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언론사의 자유입니다. 또한 삼성 보도자료 중 주주총회, 실적, 투자, 사람들의 관심을 충분히 받는 신기술 제품 출시 등은 보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도자료의 기사화가 특정 기업에게만 편중되거나 특정 기업의 모든 보도자료를 기사화해주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수집된 기사 중에는 연합뉴스가 삼성을 특별 대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4월10일경, 삼성과 LG는 나란히 미국 환경청에서 주관하는 ‘에너지스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삼성과 LG에서는 각각 <삼성전자, 에너지 소비 저감 노력으로 美에서 ‘에너지스타상’ 최고상 수상>(4월10일, 삼성 뉴스룸), <미 ‘에너지스타 어워드’ 최고상 수상>(4월10일, Social LG전자)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그러자 같은 날 연합뉴스는 삼성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오전 8시32분 <삼성전자, 美환경청 주관 '에너지스타상' 최고상 수상>(4월10일, 이승관 기자)를 내고, 이후 오전 11시2분 <삼성·LG전자, 美환경청 주관 '에너지스타상' 최고상 수상(종합)>(4월10일, 이승관 기자)에서 LG관련 내용만 일부 추가하여 보도하였습니다.

▲ 삼성 보도자료와 연합뉴스 기사 본문 대조(4월10일)
▲ 삼성 보도자료와 연합뉴스 기사 본문 대조(4월10일)

 

연합뉴스와 삼성 보도자료를 대조해 보면, 문장 구성과 인용문들이 전체적으로 순서까지 거의 일치합니다. 삼성과 LG가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상을 같이 받았는데 어느 한 쪽이 먼저 소개되었다는 점까지 함께 고려하면, 이 기사가 기자의 판단은 전혀 없이 삼성의 보도자료부터 일단 받아썼다는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 LG 보도자료와 연합뉴스 기사 본문 대조(4월10일)
▲ LG 보도자료와 연합뉴스 기사 본문 대조(4월10일)

 

게다가 삼성 보도자료를 인용한 대목은 6개 문장 정도인 반면, 1시간 30분 뒤 LG 관련 기사에서 LG 보도자료 내용을 인용해준 대목은 3개 문장 정도에 불과합니다. 삼성의 수상 소식은 먼저 기사화하면서 삼성의 보도자료를 대부분 인용한 것과 달리 LG는 뒤늦게, 조금만 인용해준 것이죠. 

삼성 보도자료 본문과 연합뉴스 기사 차이 거의 없어

또한 많은 연합뉴스 기사들이 삼성 보도자료를 단순 요약하거나, 기사 내용 중 다소 전문적인 내용을 보다 쉽게 정리하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보도자료에 대한 기자의 평가나 문제점을 취재하는 등의 행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기사들은 대부분 문단 배치와 본문 전개, 인용문 순서, 특정 인물이 발언한 내용까지 거의 모두 그대로 인용됐습니다.

그나마 변형을 한 수준이 삼성TV 팝업스토어 관련 연합뉴스 <“취향 존중 스크린시대”… 삼성, 신개념TV ‘팝업스토어’ 오픈>(4/29, 이승관 기자)인데요. 이 기사는 삼성 보도자료의 내용 중 팝업스토어 행사 자체에 관련된 부분을 기사 도입부로 모으고, 제품 소개를 뒷부분으로 배치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도 순서만 바꿨을 뿐 각각의 문단에서는 내용 전개가 삼성 보도자료와 일치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사의 특성상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므로, 뉴스를 가공해야 할 필요는 다른 언론에 비해 적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아예 기업에서 준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하거나, 조사와 순서만 바꾸는 식이라면 과연 이 기사를 언론사의 보도로 봐야하는지, 연합뉴스는 기업 보도자료를 업로드하는 게시판인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권‧경‧언유착에서 자유롭지 않은 연합뉴스, 변해야 한다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사이므로 연합뉴스가 내는 보도는 다른 많은 언론이 전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포털 뉴스로 연합뉴스의 기사가 판매되면서 많은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연합뉴스는 도매상이라는 통신사 역할과 소매상이라는 언론사 역할까지 하고 있는 그야말로 ‘슈퍼언론사’입니다. 그런 연합뉴스가 삼성 보도자료를 전혀 새로운 내용 없이 요약한 수준으로 기사화한다면 많은 시민들이 기업의 일방적인 홍보자료를 기자들의 검증을 거친 공정하고 중립적인 뉴스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과거 박근혜 정권 때 극우‧보수 진영을 대변하고 삼성에 자발적으로 충성했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일명 ‘장충기 문자 사건’입니다. 뉴스타파 <장충기문자 대공개/기사 보고, 합병 축하…‘장충기 문자’ 속 언론인들>(2018년 4월25일, 박경현 기자)에 따르면, 당시 연합뉴스 이창섭 편집국장(현재 극우매체 펜앤드마이크 사장 겸 편집국장)은 장충기 사장에게 “밖에서 삼성을 돕는 진심으로 열심인 분”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임원이었던 조복래 상무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성매매 보도를 천박한 기사라며 다루지 않겠다고 장충기 사장에게 보고한 메시지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행태를 비롯해 연합뉴스의 보도들은 그동안 국민의 신뢰를 잃기에 충분했습니다. 

혁신을 내건 연합뉴스 조성부 사장이 취임 이후, 장충기 문자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을 징계하는 등 일부 개선 노력이 있었습니다. 연합뉴스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카드뉴스/연합뉴스 얼마나 알고 계세요?>에는 “연합뉴스는 편집총국장제를 통한 편집과 경영의 분리, 노동조합의 공정보도위원회 활동, 노사협의체인 편집위원회 회의 등을 통해 취재‧보도 공정성 보장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뉴스통신법에 따라 언론계‧법조계‧정부‧기업 등을 대표하는 위원 등으로 수용자권익위원회를 구성, 월 1회 회의를 통해 보도 전반을 모니터링합니다. 아울러 국회 국정감사(비공개 업무보고), 연합뉴스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의 평가 등을 통해 공영언론으로서 강도 높은 경영관리‧감독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사는 결국 기사로 말해야 합니다. 연합뉴스의 변화를 국민은 느낄 수가 없다면 이런 조치들은 미사여구가 될 뿐입니다. 연합뉴스가 보도의 실질적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조치하기를 바랍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2월1일~2019년 5월9일 연합뉴스(온라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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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듀 2019-06-03 15:28:12
내가 연합이 가장 문제 라고 느낀 계기가 삼성 갤럭시 출시할때 전 신문이 똑같은 내용의 일방적 찬양광고 기사로 도배를 하길래 도대체 어떤 기자가 이런 낮간지러운 광고를 기사라고 쓰는건가 봤더니 연합기사야. 연합은 장충기한테 잘 보여서 좋고 신문들은 광고때문에 내줘야하는 낯 간지러운 내용을 기자이름 안팔고 내보내서 좋고 삼성은 연합에만 주면 알아서 쫙뿌리니 간편해서 좋고... 이런게 무슨 국가기간 통신사야 웃기고 있네. 세금이나 삼성돈이나 둘중에 하나만 받으라고.

평화 2019-06-03 14:24:43
결국, 연합뉴스는 삼성에서 보낸 자료를 거의 광고식으로 내보냈네. 삼성의 신문이 연합뉴스는 아닐 텐데, 최소한의 공적 심사도 안 한단 말인가. 근데, 예상대로 경향신문은 기업 친화적인 부분에서는 대부분 상위권에 있네.

국민 2019-06-03 12:09:29
현 시점의 대한민국 국민은 언론에 대한 자세가 과거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언론이 전하는 단편적인 면 보다는 보는 눈과 듣는 귀가 발전해 가고 있는 거죠. 과거처럼 덮을 수 있는 사건, 숨길 수 있는 관계 등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연합뉴스가 과거를 버릴 수 있을지가 향후 연합뉴스의 가능성을 결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