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457건)

대한민국 헌법 제14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문화되어 모든 국민의 거주이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피지배계급 신분으로 태어나 강제로 노동을 해야 했던 봉건시대에는 보장받지 못한 거주이전의 자유가 식민지와 개화기를 거치며 신분제 철폐라는 사회제도 개혁의 상징이 되었고, 현재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 재산권, 직업선택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하지만 스스로 거주할 곳을 결정하기조차 힘든 사회가 도래하고 말았다. 특히 산업화 이후 도시 근로자들은 교통과 교육 등 입지, 녹지와 상권 등 주변 환경, 시세, 자산 가치, 은행 대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가 보여준 내 집 마련의 성공담을 뒤로 하고 고시원, 원룸, 오피스텔, 1인가구, 공동주택, 임대아파트, 보금자리 등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현실을 만나게 된다. 이 비정한 세상은 언론에 의해 상세히 기록되고 전달되며, 숨겨진 사실들이 발견된다. 그런데 단순한 개별적 사례가 모든 도시 근로자를 대변하기도 하고, 특별한 사례들이 보편적인 것처럼 전달될 때가 있다. 심지어 근거조차 없는 (혹은 확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로 둔갑해 버릴 때가 있다. 인간은 거주해 정착하고자 했던 본능이 있다고 하지만, 투기가 목적이 아닌, 살고 싶은 공간을 찾고자 하는 시민들에게는 부동산은 정보 접근부터 이해, 분석, 비교, 판단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어려운 경제 용어와 믿기 힘든 비현실적인 집값에 그저 충격 받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 뿐, 기사와 기사가 전달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선별하기 힘들다.

오피니언 | 민주언론시민연합 | 2020-12-24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