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일에도 친박과 비박의 당권 경쟁은 팽팽했다. 친박계는 박심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고 일부 친박계와 비박 후보는 수도권 대의원의 표심에 호소하는 연설을 했다. 

새누리당이 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연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후보 3명은 각각 “원조 친박” “무수저를 발탁해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며 박심을 강조했다. 비박계 단일후보로 최종 선출된 주호영 후보는 “4번 타자 단일혁신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9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첫 번째 당대표 후보 정견발표에 나선 이정현 후보는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비웃을 때도 저 같은 사람을 발탁해준 우리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이정현 새누리당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장에 밀짚모자를 쓰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정현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 동안 유니폼이 된 점퍼 차림에 밀짚모자를 쓰고 대회장에 입장했다. 연단 위에는 밀짚모자를 벗고 점퍼 차림으로 올라 “무수저 출신”을 강조하며 “집권 여당의 대표 머슴 후보로 나서고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자랑스러운 나라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범친박계 한선교 후보는 “원조 친박”을 내세웠다. 한선교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도 말했지만 천막 당사 정신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원조 친박”이라며 “원조 친박이 박근혜 대통령 곁에 몇 명 없지만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전당대회 현장 투표에서 가치가 높아진 원외위원장을 겨냥해 “10여년 원외에서 고생한 당협위원장이 직업란에 국회의원이라고 쓸 수 있다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가 중앙당의 그릇된 행동으로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친박계의 공천 파동과 그에 맞선 옥쇄파동을 함께 꼬집으며 총선 참패 책임을 물었다.

지난 7일 새누리당의 사전 투표가 20.7%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이날 9100여명의 표가 선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특히 이중 절반 가량을 차지한 수도권의 표심이 1인 1표를 어디로 행사하느냐에 따라 당대표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친박과 비박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줄무늬 야구복에 헬멧과 방망이까지 갖추고 대회장에 입장한 주호영 후보는 정견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올라섰을 때엔 파란색 셔츠로 바뀐 모습이었다. 주호영 후보는 이날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수도권 대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 주호영 새누리당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4번타자 단일혁신후보'를 강조하는 퍼포먼스로 인사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그는 전대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한 후 곧바로 “이 전대는 지난 4·13 총선서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리가 돼야한다”며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했다. 수도권 122석 중 겨우 35석을 건졌다”고 말했다.

주호영 후보는 “집권 여당이 제2당이 되는 일이 처음으로 일어났는데 누구 잘못이냐”며 “압승이 예상됐는데도 계파이득, 오만 공천, 진박 감별, 막말 파동이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다. 책임져야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고 국민들 혐오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시 당대표를 하겠다고 나왔다. 과연 옳은가”라고 친박계를 직접 겨냥했다.

범친박계 이주영 후보는 가장 마지막으로 연단에 올라 “대권 주자가 전당대회에 개입해 상왕정치를 했다. 반작용으로 친박의 오더 정치가 있었다”며 “당원이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게 혁신이라면서 오히려 오더정치를 하는 것이야 말로 반혁신의 표본”이라고 친박과 비박을 싸잡아 비판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이어 친박계 이장우 조원진 함진규 최연혜 후보와 범친박계 정용기 후보, 비박계 정문헌 강석호 이은재 후보가 맞붙는 최고위원 정견발표와 청년 최고위원 후보인 유창수 이부형 후보의 정견 발표 후 본격적인 투표에 들어간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에 참석해 “안보를 위한 사드배치 논의가 이념 논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7대 3으로 합산해 최종 당선인을 결정한다. 선거 결과 발표는 이날 7시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