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광고가 1월1일 주요 신문 1면 하단 광고를 도배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내세워 “새해 인사 나누셨나요”는 문구로 시작되는 삼성그룹 광고가 석간을 포함한 11개 종합일간지와 8개 경제지, 7개 스포츠지에 실렸다. 이날 신문을 발행한 모든 주요 신문에 삼성 광고가 실린 셈이다.

삼성 광고가 신년호 1면 하단을 도배하기 시작한 건 2010년 이후 7년째다. 2007년까지만 해도 삼성이 신문 1면 하단 광고를 독식했으나 2007년 11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출신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이후 특별검사가 시작되면서 2008년과 2009년에는 거의 광고를 끊다시피 했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삼성과 LG가 신년호 1면 광고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신년호 1면 광고를 양분했다. 신년호처럼 중요한 날짜에 주요 일간지 지면을 도배하려면 평소보다 높은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다. 평소보다 20~30% 높은 가격을 치러야 하지만 일부 신문사는 두 배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 뒷면 전면 광고는 주로 현대그룹이 차지했으나 2000년 중반부터는 현대·기아차 그룹으로 옮겨갔다. 2000년 중반에 들어오면서 LG그룹이 계열분리 이후 사세가 줄어들면서 신년호 1면 광고를 삼성이 독식하게 됐다.

 

   
 
 

삼성은 삼성 특검이 진행 중이던 2008년과 2009년, 신문 광고를 전면 중단하다시피 했고 2010년 삼성이 신년호 광고를 재개하자 그때까지 광고가 중단됐던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삼성은 2009년 9월부터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에도 광고를 시작했으나 광고 건수는 회복되지 않았고 2010년부터는 광고 보다는 지면 광고 예산의 상당 부분을 행사 협찬과 기획 광고 등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드러나는 광고보다 더 많은 금액이 광고 성격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재벌닷컴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1∼2012년 법인세 신고기업의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광고선전비 항목을 집계한 결과 2012년 삼성전자의 광고선전비가 2조772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법인세 신고기업 48만2574개사가 한해 지출한 광고선전비 19조2366억원의 14.41%에 이르는 규모다.

경제개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재벌이 신문과 TV, 라디오, 잡지 등 4대 매체의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신단가 기준)은 18.31%로, 이 가운데 삼성이 5.87%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삼성은 이른바 조중동과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보수성향 5개 신문 비중이 47.43%로 가장 높았다.

(편집자 주. 미디어오늘은 지난해 1월2일 기사 "삼성공화국 13년차? 한국신문들 신년호에 담긴 비밀코드"에서 삼성이 신년호 1면 하단 광고를 독식한 게 13번째라고 보도한 바 있으나 2008년과 2009년에는 1면에 광고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뒤늦게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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