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도박 선수들, 한국 시리즈 빠져야 하나
삼성 도박 선수들, 한국 시리즈 빠져야 하나
[장달영의 LAW&S] 규정 대로 풀 일… 무죄추정 원칙 따르지만 자체조사 후 자진신고하면 감면 제재

프로야구 삼성라이언즈(이하 ‘삼성’) 소속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가 수사기관에 포착되었다는 뉴스가 연일 프로야구계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가을잔치인 2015 KBO 포스트시즌 중에 갑자기 터진 이 뉴스는 삼성 뿐 아니라 KBO에겐 ‘악재’이다. 어디 삼성과  KBO 뿐일까? 다른 구단들도 혹시 수사가 프로야구 선수 전반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면서 일부 구단은 이미 소속선수들에 대한 해외 여행 및 카지노 출입 여부를 확인하는 중에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떤 분들이 질문했다. 프로야구 선수 여부를 떠나서 많은 한국 사람들 해외 카지노 출입하고 있고 거기서 도박을 하는데 출입이 허용되는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것이 범죄가 되는 것이냐고. 당연히 형법상 ‘도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우리 형법은 ‘속인주의’ 원칙이므로 한국 사람이 국내이든 해외이든 저지른 범죄에 대해선 형사처벌할 수 있다. 외국에서 카지노의 외국인 출입이 허용되어 있다 하여도, 형법 제3조에 따라, 우리 나라 형법이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다(대법원 1986. 6. 24. 선고 86도403 판결 등), 다만 국내 도박 사건 처리하기도 바쁜데 외국 도박 사건까지 처리하기엔 수사기관으로선 벅차고 증거가 확보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보통사람’의 도박은 건드리지 않고 유명인이나 상습·거액의 도박을 주로 다루는 것이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특별법에 의해서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기 때문에 거기서의 도박은 처벌이 면해지는 것일 뿐이다.

   
▲ 지난 5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선수들이 KIA를 이긴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날 승리로 400승을 달성했으며, 투수 차우찬은 탈삼진 1위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혐의가 사실이라면 (상습)도박죄와 외국환거래법위반죄에 해당

아무튼 관련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국내 조직폭력배가 마카오에서 현지 카지노 업체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도박장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 중인데, 혐의는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선수들이 이른바 ‘정킷방’이라는 VIP룸을 이용했고 현지에서 조직폭력배들에게 도박자금을 빌린 뒤, 한국에 입국해 돈을 갚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한다. 혐의 사실로 보면 도박 이외에 외국환거래법(구 외국환관리법)위반이 추가된다. 여러차례 도박한 사실이 드러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상습도박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법적 처벌 문제보다 팬들과 프로야구계의 논란거리는 거론되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킬 것인가 여부이다. 삼성은 해당 선수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언론에선 해당 선수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이전 수사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이들 선수가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면 상대편 팬들의 야유가 있을 것이 뻔한 것 아니냐고 한다. 그와 다른 입장에 있는 측은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 선수를 출전명단에서 빼는 것은 ‘무죄추정’에 반하고 사실상 도박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규정대로 구단 사실확인을 거쳐 총재 신고-총재 제재 또는 사실 아니라고 밝혀야

양쪽 의견 모두 이해되고 어느 쪽 의견이 틀리다 맞다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삼성과 KBO가 괜히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갈팡지팡하다가 시기를 놓쳐 더 큰 비난을 초래해 ‘가을잔치’를 망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해당 선수들의 한국시리즈 출전 여부는 삼성과 KBO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KBO 규정이 정한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KBO 규약은 구단이 소속선수가 경기외적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행위를 하였음을 인지했을 경우에는 그 사실을 즉시 총재에게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규약 제152조 2항). 총재는 이에 해당선수에 대해서 출장정지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규약 제151조), 위 규정대로라면 삼성은 수사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선수들로부터 사실 여부 확인을 거쳐 혐의가 어느정도 사실이라면 총재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총재는 심리를 거쳐 선수에게 적절한 제재를 과하여야 한다. 참고로 해당선수가 총재에게 자진 신고한 경우에 총재는 제재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규약 제152조 1항). 사실이 아니라면 그에 따라 사실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 된다.

2015 가을잔치는 한번이지만 프로야구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해당선수들의 도박 혐의가 사실이라면 비난받아야겠지만 우리 국민들, 프로야구팬들은 한번의 실수는 너그럽게 봐 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은폐나 사실 왜곡은 또 다른 문제이다.  

<필/자/소/개>
필자는 운동선수 출신의 변호사이다. 개인적‧직업적으로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리 스포츠‧엔터테인먼트‧문화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제도적 발전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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