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원인을 조사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 최근 천안함의 선체 등에서 검출한 화약성분과 알루미늄 성분이 어뢰임을 입증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는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난구조 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8∼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천안함 연돌과 함미 절단면과 맞닿은 해저부분에서 RDX(Research Department Explosive) 성분의 고성능 폭약이 발견됐다는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폭약의 특성 비수용성이라는 것은 물에 녹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녹지 않고 남아 있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 폭약이 왜 시신과 생존자에는 전혀 묻어나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RDX는 백색 결정성 비수용성 성격을 띄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수용성은 물과 결합하지 않는 성질을 뜻한다.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지난 8일 인천 연안부두 앞바다 바지선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조현호 기자 chh@  
 
이 대표는 "화약 종류는 폭발하면 사람 몸에 달라 붙고, 살에 배기는 식으로 남는다"며 "아무도 최소한의 화상 증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동안 전혀 나오지 않던 것이 시차를 두고 이제야 발견됐다는 건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물에 안녹는다는 이유로 폭약이 조류에도 안 밀려가고 계속 남아있었다는 것도 믿음이 가질 않는다"고 강조했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으로 합금된 금속파편이 천안함 절단면과 해저에서 발견됐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이 대표는 "바다는 작은 연못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백령도 앞바다가 조류가 세서 막강 해군도 정조 때가 아니면 작업을 못했을 정도로 험한 곳인데 어뢰를 구성하는 특수재질의 파편이 해저에서 발견됐다는 것이 쉽게 납득시키기 어렵다"며 "함미와 함수가 인양된 시기는 침몰 2주에서 4주가 지난 뒤인데 이 때까지 선체가 뭘로싸서 보호가 됐던 것도 아닌데, 뭔들 나오지 않겠느냐. 더구나 부피를 차지하는 구조물이 해저에 있을 때 조류의 배면에는 와류가 생기기 때문에 온갖 쓰레기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폭약과 파편이 선체와 해저에서 발견된 것이 명백하다 해도 어뢰가 터져서 생긴 현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설명되지 않는다며 "폭탄이 애들 장난감도 아닌데 물도 솟아오르지 않고, 다친 장병 하나 없다. 해저는 시간을 들이면 뭐든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비접촉 수중폭발이라는 합동조사단의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단순하게 목욕탕 욕조에 머리를 귀까지 담그고 비접촉으로 거리를 떨어뜨린 뒤 물 표면을 세게 내리쳤을 때 아무 소리도 못듣고 귀가 아프지 않았다면 그 말을 인정해줄 수 있다"며 "물 속에서는 소리가 네 배 정도 빠르게 전달돼 어디서 소리가 났는지도 모를 정도이며 강도도 더 크다"고 말했다.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9일 새벽 인천 연안부두 알파잠수기술공사 사무실. 조현호 기자 chh@  
 
   
  ▲ 버블제트로 폭발됐던 배의 절단면. ⓒ노컷뉴스  
 
'버블제트가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폭발을 일으키면 그런 상태가 생길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과 충동실험을 하고 있다'는 합조단의 활동에 대해 이 대표는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어떤 값을 넣느냐에 따라 나오는 결론이 틀리기 때문에 객관성이 완벽하게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떤 내용과 과정으로 실험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시뮬레이션이라는 포장을 토대로 입맛대로 결과를 도출해낸 것 아니냐는 의문을 어떻게 해소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정부와 합조단의 조사과정에 대해 이 대표는 "누가 조사했는지도 모르지 않느냐"며 "(두차례 조사결과를 발표할 땐) 조사단장 한 사람이 기자들 앞에서 발표하고 군인들이 뒤에 있던데 전문가라는 조사위원들 다수가 보충설명도 하고 전문가적인 검증과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이 대표와 지난 8일 오후부터 9일 새벽까지 인천 연안부두 갑문 앞 500m 지점에서 폐기물 운반선과 충돌해 침몰됐던 2400톤급 중국화물선 신광 7호(Xingguang)의 인양 현장에서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양은 8일 오후 3시45분 완료됐으며 사고 발생 5개월 만이다. 신광호의 침몰원인은 배의 충돌로, 충돌된 면은 용골이 튀어나온 흔적이 역력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이 버블제트 어뢰에 의해 폭발하면서 때문에 함수의 유리창이 깨졌다고 했지만 단순 충돌로 침몰한 신광호 조타실의 유리창도 깨져있다"며 "부분적인 이유만을 내세워 버블제트 어뢰에 의한 폭발로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 충돌로 침몰했던 중국 화물선 신광7호의 조타실. 충돌로 침몰됐지만 유리창이 깨져있다. 조현호 기자 c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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