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선체와 해저에서 검출된 화약성분이 어뢰에 사용되는 강력한 고폭약이며, 절단면 부근에서 어뢰의 외피를 구성하는 금속이 발견돼 천안함 침몰원인을 어뢰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합조단은 이에 대해 여전히 조사중이며 아직 어뢰라고 결론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합동조사단 대변인을 맡고 있는 문병옥 준장은 7일 오후 "성분이 뭔지는 모르나 비접촉 수중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점만 확실한 상태"라며 "그 이상의 진전된 것은 없고, 현재까지 계속 시뮬레이션과 충동시험 등을 통해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 준장은 "수중에서 배와 어느 정도 거리에서 폭발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고, 바람이나 여러 저항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충동시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동아일보 등의 보도내용에 대해 문 준장은 "우리는 그런 내용으로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고 강조했다.

20일 이전에 조사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문 준장은 "20일 전에 할지 말지는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 민군합동조사단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문병옥 해군 준장. ⓒ연합뉴스  
 
이와 함께 '조사단의 구성이 폭파전문가 위주로 구성됐으며 조사위원도 공개하지 않는 등 지나친 비밀주의로 조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조사단은 "외국인의 경우 각 분과별로 다 들어가있다"며 "조사 위원들이 언론에 접촉할 경우 개인적 의견 위주로 보도돼 조사의 객관성을 잃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사를 공정하고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사위원도 모두 73명 가운데 민간 27명, 군 22명, 외국인 24명으로 군이 가장 적으며 군 주도가 아니라고도 했다. 다만 이들을 차량과 행정, 식사 등 지원해주는 인력이 현역군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합뉴스는 이날 기사를 통해 정부의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천안함 연돌(연통)과 절단면,함미 절단면과 맞닿은 해저에서 각각 검출된 화약성분은 모두 TNT보다 위력이 강한 고폭약인 'RDX'(백색.결정성.비수용성 강력폭약 성분)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화약은 기뢰가 아닌 어뢰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합조단에서 어뢰 폭발로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절단면 근처에서 3~4개의 작은 합금 파편을 발견했다"면서 "이는 어뢰의 외피를 구성하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고 연합은 전했다.

연합은 또 합조단이 천안함 근처에서 터진 어뢰가 독일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도 했다. 연합은 우리 해군의 209급 잠수함에도 1발당 8억~10억 원 가량의 독일제 'SUT' 선유도(와이어 가이드) 중어뢰가 탑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상철 민간측 조사위원은 "연돌까지 폭약이 남아있을 정도이면 선체 밑바닥은 폭약으로 칠갑이 돼 있어야 할 것"이라며 "어뢰라는 주장에 대답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11mm 두께의 밑바닥인데 3m 부근에서 어뢰가 폭발했으면 어떻게 되는지 실험해봤으면 좋겠다"며 "바닥이 엉망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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