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묘비에 남긴 말은 2009년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대통령의 자리에 있을 때 그의 언행을 보며 냉소적 시선을 거두지 않은 이들도 ‘인간 노무현’을 되돌아보고 있다.

비판자의 역할에 충실 하고자 때로는 가혹한 칼날을 들이댔던 진보·개혁 성향 지식인들도 ‘정치인 노무현’을 다시 조명하고 있다. 오는 10일 49재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철학과 삶을 조명하는 추모 서적 출간이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오마이뉴스 발행>는 때로는 진보 진영과 각을 세우기도 했고, 언론과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던 정치지도자, 가장 외로웠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인 지지자들을 곁에 뒀던 정치인 노무현의 삶을 담아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 전하지 못한 추도사를 대신해 이 책의 추천사를 보내면서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나와 노무현 대통령이 자랑할 것이 있다면 어떤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를 위해 일했다는 것”이라며 “이 책은 후배 여러분의 정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부치지 못한 편지/퍼플레인 발행>는 안도현 박노해 백원우 등 33명이 함께 만든 추모집이다.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이 기획자로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안타까움과 아쉬움, 고마움, 미안함 등을 진솔한 언어로 담아냈다. 저자들은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에 지나지 않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책 표지에 올렸다.

대구에서 태어나 자랐던 김용한 ‘복지사회를 위한 4050연대’ 상임대표는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for book 발행>이라는 책을 통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싸웠던 노 전 대통령의 행적을 조명했다. 저자는 지난 2000년 부산 총선에서 나선 노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경험과 기억을 통해 2009년 노무현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은 <노무현 “한국정치 이의 있습니다”/역사비평사 발행>라는 책에서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국민과 정치권 언론을 향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책을 기획한 사람이 노 전 대통령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제안했던 개혁과제에 대한 이론적 근거와 해외 사례, 정치권 반응 등을 담아 책을 출간할 것을 제안했고, 참여정부 대통령 비서실에 참여한 이들이 책을 펴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추천의 글’에서 “대통령 노무현이 살아 있을 때 누구도 그의 제안을 진지하게 경청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떠났지만, 한국정치에 대한 그의 고뇌와 생각은 여기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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