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유성기업지회 취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 설명을 듣고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취재원에게 짧은 메시지가 왔다. “마음이 붕 떠 있는 것 같아요…” 평소 어떤 난관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그였다. 사측의 노동자 괴롭힘, 검찰과 경찰의 편파수사, 사법부 판결지연에도 이성적인 대응을 모색하던 그였다. 그런데 동료의 죽음 앞에서는 어떤 이성도, 판단도 허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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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동료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날, 언론은 조용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어도 언론은 침묵했다. 지난해 11월 유성기업 노동자가 김 모 상무를 다치게 한 사건을 두고 야단법석을 떤 언론들이었다. 금속노조가 김 상무 부상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도 50명에 달하는 기자들이 대거 모인 바 있다. 이번 노동자의 죽음에 달려온 기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지금도 언론들은 김 상무 부상 사건을 거론하며 노조 때리기에 열중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14일 ‘좌파단체 “임원 폭행 노조원도 양심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매일경제는 지난 13일 ‘법 위에 군림하는 노동계, 경제 발목 잡아’라는 기사에 유성기업 김 상무 부상 사진을 첨부했다. 지금도 언론은 김 상무 부상 사건으로 노동자가 구속된 사실을 보도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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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지금도 위험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부터 ‘묵혀 놨던’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이제야 발표했다. 지난 11일 발표한 인권위 발표에 따르면 유성기업 노동자 62%가 일상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21%는 우울증 징후(59명)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를 보였다. 우울 장애를 보인 노동자의 대다수는 민주노조(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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