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코바코)가 주요 광고주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광고비 집행을 주문했다. 기업들이 경기 불황에 따라 광고비 지출을 축소하는 반면, 해외 광고비 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내수를 진작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코바코 이원창 사장은 12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저희가 가장 염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국내 내수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주요 광고주들은 해외로만 나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국내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다시금 국내 시장을 되돌아보고 10조원이 넘는 광고를 일부분만이라도 국내에 유통시켜서 내수를 진작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준다면 일자리는 물론 서민경제에도 많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기업들에게 ‘여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연구에 따르면) 2조2천억원 정도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광고비를) 국내로 전환시켜도 충분히 국내 기업들의 활동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다 적극적인 광고비 집행을 요청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코바코) 로고.
 
 
이 사장은 또 “불황일 때 과감하게 광고에 투자했을 때 살아나는 사례가 많다”라며 “경기가 어려우면 광고를 줄이려고 하지 말고, 비용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광고는 투자’(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 성장했던 기업들이라면 국내 경기가 어려울 때는 조금 과감한 광고비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미식축구) 슈퍼볼에서도 초당 1억3천만원짜리 광고를 한다면 한번쯤 국내 광고 활성화라는 책무를 다할 때”라는 것이다.
 
한편 미디어렙 적용이 유예되어 있는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이 사장은 “종편들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 방송사에서 자사렙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을 잘 보셨을 것”이라며 “과비용 아니냐는 측면도 여러 가지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논란 끝에 통과된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미디어렙법)은 종편에 대해 “승인일부터 3년 후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독자 영업을 하고 있는 종편들은 내년 3월부터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를 판매해야 한다. 
 
물론 종편들도 자사렙을 설립, 이를 통해 광고판매를 대행할 수 있다. SBS는 논란 속에 미디어렙법이 통과되기 전인 2011년 11월, 자사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설립한 바 있다. 그러나 종편들은 미디어렙법 적용 유예 시점을 더 늦추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원창 사장은 “들리는 얘기로는 자사렙을 갖겠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안을 놓고 고민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며 “광고를 전담하는 공기업에 대행시킨다면, 다른 기능과 역할에 크게 자부담을 들이지 않고도 (광고판매를) 할 수 있다. 내년 3월 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이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저희는 정부에서 하는 일에 전적으로 뜻을 같이 하면서 수신료가 인상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인상폭에 대해서는 KBS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다른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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