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 당시 한국에 파견돼 합동조사단과 함께 조사를 진행한 미군 조사단의 대표 톰 에클스 미해군 기술팀장(해군 제독)이 합조단의 중간조사결과 발표 이후 작성한 보고서에 천안함 침몰사고 시각을 3월 24일로 이틀 빠르게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차를 적용하더라도 2010년 3월 26일 21시22분에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톰 에클스 제독은 지난 2010년 5월 27일 작성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천안함 침몰(Loss oh ROK CHEONAN)’이라는 보고서에서 사고시각을 3월 24일로 기재했다. 이 보고서는 그해 4월 12일부터 5월 24일까지 국제조사단으로 활동한 결과를 작성한 것으로, 미 잠수함 전문가 안수명 박사가 미 해군에 2년 여에 걸친 정보공개 청구 노력을 벌인 결과 지난 5월 해군에게서 제출받은 자료이다. 이 보고서는 한겨레가 가장 먼저 입수해 내용 중 일부가 보도되기도 했다.

에클스 제독은 이 보고서를 두고 “지난 2010년 3월 24일 대한민국 백령도 인근에서 일어난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이용된 기본적인 방법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 미 태평양 통합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의 현지시각도 3월 26일 오전 2시22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차를 감안해도 도저히 3월 24일이 나올 수 없다. 이 때문에 단순한 오기인지, 또다른 의미를 갖는 것인지 의문을 낳고 있다. 천안함 조사단 미국 대표자가 자신이 직접 쓴 보고서에서 사고날짜까지 틀렸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에클스 제독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생존자 증언과 음향 장치 기록이 버블 붕괴를 동반한 수중 폭발의 특징인 1.1초 간격으로 소리를 발생시켜 두 차례의 충격이 있었음을 보여줬으며 △버블제트 효과로 일어나는 선체의 구조 변형 형태 등으로 미뤄볼 때 외부(비접촉) 수중폭발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에클스는 또한 250kg 규모의 무기가 천안함 선저 좌현 3m 방향 6~9m 수심에서 폭발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것이 2010년 4월 30일 미군 조사단이 내린 평가였는데, 그 무기가 2주 뒤 발견된 북한 어뢰와 정확히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에클스는 물기둥이 솟구친 현상에 대해 구체적인 효과를 보려면 토렌스 유투브 비디오를 참조하라고 했다. 이 동영상은 TNT 295kg 규모의 폭발력을 가진 MK48 어뢰에 의해 2000톤 규모의 토렌스함이 침몰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 동영상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정도의 폭발로 나타날 수 있는 효과와 현상을 천안함에서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폭발을 부정하는 사례로 인식했었다.

특히 에클스는 파워포인트로된 보고서의 맨 뒷부분인 요약본에서는 “어뢰일 공산이 가장 크다”면서도 “매우 낮지만 계류기뢰의 가능성도 있다”고 해 확정적 판단을 하지도 못했다.

이를 두고 ‘안테크’를 운영중인 안수명 박사는 에클스 제독이 합조단의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 박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북한 잠수함이 남한 잠수함을 침몰시켰는가’에서 “민간측 합조단 공동단장이었던 윤덕용 교수가 에클스 제독을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고, 미군은 절대로 잘못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우리는 미 해군 에클스 제독이 잠수함이나, 어뢰의 탐지, 추적, 유도법, 항법의 경험이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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