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정에서 천안함이 수심 20m 해역에서 침몰했다는 증언이 나온 데 대해 이 정도 수심에서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맞고 침몰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재미과학자이자 미국의 잠수함 전문가인 안수명 박사는 17일 새벽 미디어오늘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에 장착된 1번 어뢰의 근접 폭발로 침몰했다는 합조단 발표에 대해 “그 가능성은 0.000,,,0001%”라며 “수중음향신호처리 (Under Water Acoustic Signal Processing) 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 박사는 ‘안테크’ 대표로 미국 1급비밀에 해당하는 미해군의 대잠수함전 개발에 참여하는 등 미국 내에서 잠수함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안 박사는 “1945년 이후 지금껏 수중음향신호처리로 수중잠수함이 움직이는 해상선박을 어뢰로 침몰시켰다는 예가 없다”며 “더 정확히 말해 탐지되지 않은 수중잠수함이 움직이는 해상선박을 어뢰로 침몰시켰다는 예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안 박사는 “문제는 합조단이 수중음향신호처리의 알고리즘(Algorithm)이나 필연적인 주관적 가정을 발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천안함은 사고 당일 백령도 남서쪽 2.5마일 이격된 작전구역에서 사고직전까지 6~7노트의 속도로 1시간 당 2회 가량 왕복을 해 기동항로(항적)의 총 길이는 6km 정도 된다고 당시 천안함 작전관이자 당직사관이었던 박연수 해군대위가 지난 9일 법정에서 증언했다. 박 대위는 당시 파고에 대해서도 2.5미터에 달해 매우 높았다고도 덧붙였었다.

또한 최근 법정에서 사고당시 해역의 수심이 20m 내외였다는 박연수 전 천안함 작전관의 증언과 관련해 이 같은 수심에서 북한 어뢰에 피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안 박사는 “그 가능성은 0.000,,,0001%”라고 답했다.

천안함 함미의 스크루가 좌초됐다가 해저에 묻힌 기뢰를 건드려 폭발한 것이며 그 증거가 스크루에 걸린 그물이라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와 러시아조사단의 의견에 대해 안수명 박사는 “그레그 전 대사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알고 있다”며 “그레그 전 주한대사에게 이 말을 한 사람과 직접 통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박사는 이어 “핵심은 고기잡이 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급기술(High Tech)에 의한 수중잠수함의 (천안함) 탐지의 가능성이 0.000,,,0001%이니 저급기술(Low Tech)의 해법을 사용할 때 그 해법의 핵심이 고기잡이 그물이라며 “나는 이것이 어뢰설보다 훨씬 근거있는 의견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자신이 펴낸 보고서 ‘북한 잠수함이 남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역사적, 비과학적, 양심적 한미 보고서’에서 그레그 대사가 러시아 전문가들이 천안함 침몰의 증거로 ‘고기잡이 그물’을 제시한 것을 두고 “합조단은 왜 천안함의 엔진에 고기잡이 그물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의견을 일축해 러시아 조사단은 합조단에서 떠났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보고서에서 합조단이 ‘계류기뢰’ 가능성을 부정한 이유가 바로 어뢰도 부정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합조단은 최종보고서에서 “계류기뢰 운용시 3~4노트의 빠른 유속, 4m 이상의 조수간만의 차, 47m의 깊은 수심 등은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며 사건 당일 천안함이 불규칙 항로를 유지하면서 사건 발생 이전까지 동일지점을 10회 이상 항해했음에도 이상이 없었던 점, 계류기뢰 폭발후 남게 되는 앵카 및 계류색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비접촉식 계류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안 박사는 “합조단이 말하는 기뢰가 아니라는 모든 증거가 어뢰가 아니라는 증거”라며 “이런 이유로 어뢰도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천안함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국내에서 종북주의, 친북좌파 등 이념적 색깔론으로 몰려 정상적 소통을 저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 박사는 “내 생각에는 천안함 사건이 남북한의 대화의 장을 여는 가장 좋은 기회”라며 “(그 방안은) 북한의 참여 하에 재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천안함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2년 넘게 법정에서의 진실 투쟁을 벌이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합조단 민간위원)에 대해 안 박사는 “나는 강태호 한겨레 탐사보도팀 부장에게 (최근) 내가 핍박받는 신상철 대표를 도와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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