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이사장이 김 사장과 함께 외유를 다녀온 행사는 지난해 11월1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ANZ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K-POP 뮤직 페스트 인 시드니’다. 동방신기·소녀시대·카라·샤이니·2AM·시크릿·엠블랙·미스에이 등 아이돌그룹 12팀이 출연한 MBC 주최의 대규모 한류콘서트로, 최 이사장의 여행경비는 MBC 측에서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의 호주여행은 김 사장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이사장은 당시 주변에 “MBC 사장이 같이 가자고 해서 호주에 갔는데, 정말 잘 다녀왔다”고 말하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이사장은 “2만5000명이 들어오는 공연장이 꽉 찬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주 호주대사와 같이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호주대사가 MBC 사장에게 고맙다고 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전임 사장들의 경우 콘서트에 참석하러 해외에 나가는 경우도 드물었고 대주주를 데리고 외유를 간 전례는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며 “한류콘서트는 사장이 직접 참석해야 하는 자리도 아닌데다 대주주 이사들이 MBC에 간섭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게 정론이어서 일부러 주주들과 거리를 둬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회사 돈으로 주주를 접대하는 건데 아무래도 모양새가 이상하지 않나”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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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 시기도 구설에 올랐다. 김 사장이 최필립 이사장, 김재우 이사장과 일본 외유를 다녀왔던 지난해 8월은 김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가 번복해 노조가 출근 저지를 벌이는 등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또, 언론계에서는 김 사장의 사의표명과 관련해 고향인 경남 사천 출마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MBC에서는 김 사장이 두 이사장을 각별히 챙긴 것은 개인의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MBC의 한 간부는 “정치에 욕심이 있는 김 사장이 특히 최 이사장을 해외 행사에 자주 동행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러 식사대접도 하는 등 잘 해온 것은 최 이사장을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연결고리로 이용하려고 열심히 뛴 것 아니겠냐”며 “권력이 박 위원장 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김 사장도 뭔가 믿고 기댈 수 있는 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기획조정본부장은 "지난해 8월과 11월 일본과 호주 한류콘서트에 두 이사장을 모시고 간 것은 대주주들이 최소한 MBC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었다"며 "밖에서 주장하는 접대성 외유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