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위원장 정영하)이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김재철 사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노조는 앞서 김 사장이 법인카드 사용이 주말에 집중되고 명품 가방과 여성 화장품 구입에 사용되는 등 개인 유용 혐의가 있다며 김재철 사장을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노조는 이날 고발장 접수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사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무용가 정아무개 씨에게 7년 동안 막대한 이득을 몰아준 의혹이 있다"며 고발 사유를 밝혔다.

노조는 대표적인 것이 지난 3월 공연된 MBC 창사특집 <뮤지컬 이육사> 사례로 12억원의 제작비를 삼성과 포스코, SK 등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협찬 받아 정씨에게 9억 원을 제작비 명목으로 지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MBC가 티켓 전부를 팔아도 수익이 4억4천만 원에 불과한 공연을 기획해 대형 공연 경험이 전무한 정씨가 대표로 있는 기획사에 제작을 맡긴 것은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이 공연으로 정씨는 제작비 9억 원을 지급받고 이 가운데 4천여 만원은 정씨의 출연료와 감독비로 책정됐다"며 "정씨는 예술 총감독과 안무, 주연여배우 등 1인3역을 맡았으며 공연에 자신의 아들까지 출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지난해 3월 정씨가 서울에서 개최한 '최승희 100주년' 개인 공연에 MBC가 공동주최로 참여해 대기업 협찬 7천만 원을 받아 정씨에게 대줬다"며 "통상적인 사업성 검토 절차도 생략됐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경찰에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경찰은 김재철과 무용가 정씨,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모든 인사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공영방송의 자산을 빼돌린 혐의를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는 노조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뮤지컬 이육사>는 역사적 인물을 발굴해 소개한다는 공익적 목적에서 기획된 것으로 수익사업이 아니었다"며 "김 사장은 이 과정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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