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권에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일 손석희 JTBC 사장의 ‘앵커 하차’를 주장했다. 프리랜서 기자 폭행 논란에 휩싸인 손 사장이 신뢰 회복을 위해 하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대표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25일 손 사장을 두고 “차분하게 대처하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신이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웅 프리랜서 기자는 손 사장이 연루된 2017년 접촉사고와 당시 차량 동승자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손 사장이 기사를 막으려 자신을 일자리로 회유하고 폭행까지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지금 나오는 이야기 대부분은 흠집내기용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5일 친박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에 출연해 손 사장 논란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걸 보면 최소한으로 사실 관계가 확인된 부분이 있다”며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상당히 신뢰가 허물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단순한 시사평론가면 몰라도 (손석희 앵커는) 한 방송사 메인뉴스를 진행한다. 뉴스는 신뢰가 생명”이라며 “본인 스스로 뉴스를 진행하면서 시청자분들에게 미진한 느낌을 주고 있다는 걸 의식할 텐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오 전 시장은 “이럴 때는 과감하게 다 오픈해야 한다. 의혹이 있으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방송사 브랜드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다 까놓고 말씀하신 뒤 좀 쉬셨다가 다시 시작하면 오히려 재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점점 더 암흑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JTBC 내부 상황에 “겉으로 말은 못해도 내부적으로는 비상이 걸려 연일 회의하지 않을까 한다”고 추측했다.
신씨의 질문은 형식상 오 전 시장에게 던진 말이었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손 사장의 도덕성과 이미지를 흠집 내는 보수 일각의 시선이 반영된 물음이었다.
오 전 시장은 사생활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제가 뉴스에서 확인한 것은 (손 사장이) 의혹을 풀기 위해 (김 기자에게) 회사 고용이나 일을 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건 팩트인 것 같다”며 “그것만으로도 많은 분들이 의혹을 갖고 (손 사장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발언과 반응은 홍 전 대표와 대조적이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 사장이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자 적는다”며 “지금 세상이 그렇다.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로 둔갑하는 그런 세상”이라고 썼다.
홍 전 대표는 “정치판에 24년 있으면서 숱한 가짜뉴스에 당해본 나도 그 소식에 참 황당했다”며 “부디 슬기롭게 대처해 국민적 오해를 풀고 맑고 깨끗한 손석희의 본 모습을 되찾기 기원한다. 차분하게 대처하시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