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이 30일 미디어오늘 주최 ‘2017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 키노트 발표를 통해 “디지털 전략의 목표는 저널리즘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라며 JTBC의 디지털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손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은 모바일을 통한 시청 비중이 동시간대 지상파 메인뉴스보다 2배 이상 높을 정도로 디지털 공략에 성공한 바 있다.
JTBC는 2013년 하반기부터 방송사 가운데 최초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메인뉴스를 생중계하며 언론계를 놀라게 했다. 실시간 TV시청률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감행했던 모험이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온라인 생중계 조회 수는 비약적으로 증가해 참사 직후였던 4월21일 하루에만 시청자 10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2016년 12월 한 달간 ‘뉴스룸’의 온라인 시청자수는 자사 홈페이지+포털사이트+유튜브+팟캐스트 합계 2964만 명으로 나타났다.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2012년 이래로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이용 국가가 된 한국 뉴스 수용자들의 뉴스 소비습관을 겨냥해 뉴스 영향력과 접근성을 높이려 했던 전략은 성공한 장면이었다.
JTBC의 이 같은 디지털 전략은 1956년생 ‘올드보이’ 손석희 사장으로부터 출발했다. 손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언론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디지털 혁신은 곧바로 수익모델로 연결되지 않아 불안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 사례가 교과서처럼 되어있지만 우리는 그냥 우리대로 해보자고 처음부터 생각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은 국가와 시민사회의 가운데에서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국가를 견제하는 것”이라며 “레거시 미디어로서의 방송과 뉴미디어로서의 소셜네트워크(SNS)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공정·품위·균형이 JTBC의 레거시전략이자 곧 디지털전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플랫폼)은 레거시(플랫폼)의 부산물이 아니다. 디지털과 레거시의 목적은 저널리즘의 본질로 가자는 것으로 같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JTBC는 이 같은 방향성에 맞춰 2016년 4월 총선에서 페이스북과 협업에 나섰으며 유튜브 플랫폼을 적극 활용했다. 뉴스이용자들 역시 온라인에서 JTBC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익숙해졌다.
한국리서치 기획조사사업부가 2017년 3월 내놓은 TCR(Target Contents Reach) 분석 결과에 따르면 ‘뉴스룸’은 2016년 고정형TV시청비율 60.9%, PC시청비율 13.4%, 모바일 시청비율 25.8%를 나타났다. 고정형TV시청비율이 85%를 차지하는 동시간대 타사 메인뉴스와 대조적인 장면으로, JTBC는 레거시미디어의 강자이자 동시에 모바일플랫폼의 강자가 됐다.
손석희 사장은 “20~30대에게 레거시 채널(번호)은 의미 없다. 방송과 디지털 각각의 채널 이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셜라이브를 통해 시청자들은 TV를 보다 온라인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화면 밖이 궁금했던 시청자들은 예상보다 많았다. 이용자들끼리 ‘환승’(TV→스마트폰)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손 사장은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과 취재부서가 한 몸으로 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밝힌 뒤 “디지털은 우리에게 새로운 미디어였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현장감을 살리면서 뉴스에선 다루기 어려웠던 감성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디지털과 레거시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하나다. 기자는 디지털을 통해 이용자와 소통하며 저널리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것은 뉴스의 새로운 경험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