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2008년 ‘광우병 편’을 제작한 PD수첩 PD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MBC는 1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회사명예를 실추했다’는 이유를 들어 당시 책임프로듀서였던 조능희 PD와 제작을 담당한 김보슬 PD에게 정직 3개월, MC였던 송일준 PD와 제작에 참여한 이춘근 PD에게 감봉 6개월, 당시 시사교양국장이었던 정호식 PD에게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지난 9일 단체협약 본교섭 자리 등에서 “어떤 형태가 되었든 내용의 일부가 허위로 판명되고 정정보도까지 이뤄졌다면, 언론사로서 허위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털고 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며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김재철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징계 강행시 강경대응을 천명해왔던 노조는 “MBC를 정권에 헌납하는 종결판이자, MBC의 공정성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라며 재심 청구는 물론이고, 법적 소송 등을 통해 반드시 징계를 철회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 같은 뜻을 전하면서 “당장 21일 단체협약 본교섭에서 김재철 사장에게 징계의 부당성을 따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 시사교양국 측도 20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정부 정책 비판이 언론의 사명이라는 사실을 재확인 받았음에도 부당한 징계를 감행했다”며 ‘폭압적 중징계’를 결정한 회사를 규탄했다.

중징계를 당한 조능희 PD는 “압수수색, 한밤중 체포, 철창행 등 온갖 고초를 겪으며 비열한 정치검찰, 수구언론과 맞서 싸워 살아 돌아왔더니 뒤에서 우리편, 우리 선배들이 등에 칼을 꽂은 꼴”이라면서 “어떠한 징계·탄압에도 불의와 부당함에 맞서는 PD수첩의 정신은 절대 사라지 않을 것이다. 노조와 함께 법적 소송 등으로 회사측 결정의 부당성을 결국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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