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BTS). 사진=하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 방탄소년단 (BTS). 사진=하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소수 인기그룹 중심의 글로벌 K팝 시장, 태국·터키 등 해외 국가의 드라마 경쟁력 상승 등이 K-콘텐츠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향후 K-콘텐츠 전망은 현재보다 희망적이지 않다. 

유건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KBS 시청자서비스부)와 남승석 연세대 매체와예술연구소 연구교수는 지난달 28일 한국문화융합학회에 <글로벌 OTT시대, K-콘텐츠의 경쟁력과 한류의 위험요인> 논문을 게재했다. 한국방송콘텐츠수출협의회 회원 30명에게 K-콘텐츠의 전망과 한계, 극복방안을 묻는 내용이다. 방송콘텐츠수출협의회는 K-콘텐츠 수출 증진을 위한 민관 협력기구다. 설문조사는 2022년 4월 진행됐다.

K-콘텐츠 미래, 장밋빛 아니다

K-콘텐츠의 5년 뒤 전망은 현재보다 긍정적이지 않았다. 드라마·K팝의 현재와 5년 뒤 경쟁력 전망을 물은 결과, 긍정적 답변이 줄어든 것이다. 현재 드라마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83.3%(높음 43.3%, 매우 높음 40%)였으나 5년 뒤 드라마 경쟁력에 대한 긍정평가는 74.1%(높음 55.6%, 매우 높음 18.5%)였다. 전체적인 긍정평가는 물론, ‘매우 높음’ 응답이 낮아졌다.

현재 K팝 경쟁력에 대한 긍정평가는 90%, 5년 뒤 K팝 경쟁력 긍정평가는 85.2%다. 영화 경쟁력 긍정평가는 ‘현재’가 30%, ‘5년 뒤’가 33.3%로 소폭 올랐다. 논문은 “응답자들은 각 부문에 대한 경쟁력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드라마와 K팝의 경쟁력 지속성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태국·터키 등 해외의 드라마 역량이 높아지고 있으며, 제작비 증가로 인해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문조사 결과 드라마 부문과 관련해 “태국·터키 등 타국의 드라마 경쟁력이 높아졌다”(2명), “연기자와 제작진 부족 현상이 심하고, 제작비가 오르고 있다”(26명), “한국 주도의 글로벌 유통망이 확보되지 않았다”(24명)는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갈무리.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갈무리.

“BTS·블랙핑크에 의존하는 K팝”

K팝 전망과 관련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BTS·블랙핑크 등 일부 아이돌그룹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응답자 전원이 K팝 시장에 대해 “BTS·블랙핑크 등 소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13명은 “상위 아티스트에 편중된 산업으로 아티스트 개인의 인적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했다.

아이돌 위주의 K팝 산업에 대한 문제지적도 제기됐다. 응답자들은 “정형화된 아이돌 위주의 K팝 현실은 장기적으로 독소 요인이 될 수도 있다”(22명), “(한국 음악시장은) 음악성보다 스타성에 치중한 아이돌 일색이다”(2명)는 의견을 냈다. 영화 부문에 대해서도 응답자 전원이 “영세 규모 제작 예산과 아시아 문화에 대한 비주류라는 인식”을 문제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들, 인적자원과 정부지원 요구

결국 필요한 건 인적자원 확보다. 응답자들은 작가·배우 등 신규 제작 인력을 확보해야 한류가 쇠퇴하지 않을 것(11명)이며, 스타에 의존하는 제작환경이 바뀌어야 한다(15명)고 했다. 21명은 해외 진출을 위해 영어권 제작 스태프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응답자 전원이 정부가 K-콘텐츠 신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논문은 “정부가 국가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정서를 해소할 필요가 있으며, 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완화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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