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중계보다 못하다는 지적,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한국프로야구(KBO) 온라인 독점 중계를 맡은 티빙이 12일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시범경기 중계 부실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티빙은 최초로 KBO 온라인 중계를 유료화했는데 시범경기 첫날 운영 미숙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개막전 이후에는 관련 문제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당분간 중계권을 재판매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설명회에서 시범경기 중계에 대한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최 대표는 “시범경기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며 “야구팬들의 목소리를 다 확인하고 있고, 기사들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주말 내내 실시간 대응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3월12일 최주희 티빙 대표가 서비스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티빙.
▲3월12일 최주희 티빙 대표가 서비스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티빙.

티빙이 9일 중계한 시범경기에 이용자 불만이 커졌다. △잦은 자막 오류 △느린 업데이트 △불편한 하이라이트 UI △선수 기록 지원 미비 △구단 영상 및 2차 가공 차단 등 문제가 제기됐다. 다시보기 영상에선 ‘3루 세이브(SAVE)’, ‘페라자가 3루를 찍고 홈런’, ‘22번 타자 채은성’ 등 황당한 자막이 나왔다. 한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야구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게 느껴졌다. 제대로 준비가 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주희 대표는 “송구스럽고, 책임감을 느끼고 개선 중”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과 뉴스를 확인하고 있다며 “KBO 중계는 수많은 파트너와 합이 맞아야 한다. 개발자 50~60명이 TF를 꾸려 일을 하고 있는데, 실시간 대응 중”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문자중계 오류에 대해 “파트너사의 데이터를 받아 검수하는데, 합을 맞추는 게 미진했다. 개막전 때는 관련 이슈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9일 티빙이 KBO 시범경기 중계 화면에서 SAFE를 SAVE로 표기했다. 또 한화이글스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 저작권을 이유로 게재 중단됐다. 사진=티빙 방송화면, 한화이글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9일 티빙이 KBO 시범경기 중계 화면에서 SAFE를 SAVE로 표기했다. 또 한화이글스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 저작권을 이유로 게재 중단됐다. 사진=티빙 방송화면, 한화이글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최주희 대표는 네이버 등 타 플랫폼으로 중계권을 재판매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중계권을 재판매해 수익화하는 게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라며 “라이브 중계권 재판매는 고려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이 티빙 서비스에 만족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당분간 네이버, 아프리카TV 등이 중계권을 재구매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최주희 대표는 “광고요금제 도입이 맞물려있는 만큼 상품과 콘텐츠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말까지 1000만 트래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기반으로 광고사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 대표는 KBO 중계로 인한 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며, 이용자 요구가 있다면 별도 프로야구 요금제 신설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온라인 독점 중계를 시작한 티빙. 사진 제공=티빙
▲프로야구 온라인 독점 중계를 시작한 티빙. 사진 제공=티빙

티빙은 설명회에서 △모바일·태블릿·스마트TV 등 기기를 통한 시청접근성 확보 △못 본 주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도입 △다양한 각도로 경기를 몰 수 있는 멀티뷰 도입 △구단별 채팅방 도입 △KBO 40년 기록 제공 등 서비스를 소개했다. 전택수 최고제품책임자는 “AFC 4강전을 서비스할 당시 200만 트래픽을 감당했다. 분데스리가, 임영웅 콘서트 등 대용량 서비스도 진행한 적 있다”며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 책임자는 “KBO는 팬층이 두텁다보니 서비스 인프라를 3배 확장했다”고 했다.

최주희 대표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스포츠는 상당한 팬덤을 가진 콘텐츠”라며 “지속적으로 스포츠 중계권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 대표는 KBO를 유료로 중계하는 것에 대한 이용자 반발이 일 수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앞으로 OTT가 보편적 시청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로야구 중계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다양한 팬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있는 나무위키의 티빙 관련 항목 삭제 이유.
▲온라인 커뮤니티에 있는 나무위키의 티빙 관련 항목 삭제 이유.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티빙이 나무위키 ‘티빙 KBO 리그 중계 부실 논란’ 게시글을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누리꾼이 올린 나무위키 편집 목록을 보면 익명의 이용자가 “본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이 담겨 있어 삭제합니다. 또다시 이런 글을 작성하시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며 관련 게시글을 삭제했다. 현재 관련 게시글은 복원됐다. 전택수 책임자는 “(티빙 직원이 게시글을 삭제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며 “티빙은 KBO 서비스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 티빙 관계자가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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