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설립한 중앙승가대학교가 BBS불교방송과 불교신문 등 일부 불교계 언론사에 광고비 99%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불교계 주요매체들이 나눔의집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나눔의집에서 불교계 신문 구독 대금을 꼬박꼬박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사립대 광고비 지출 내역’을 미디어오늘이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중앙승가대는 25회 광고를 집행했다. 이중 조계종 기관지인 불교신문에 14회, BBS불교방송에 8회, 법보신문에 2회, 창원일보에 1회를 각각 집행했다. 

금액으로 보면, 중앙승가대는 총 1억2486만원의 광고비를 썼다. 이중 BBS불교방송에 9900만원(79%), 불교신문에 2256만원(18%), 법보신문에 220만원(1.7%)을 각각 광고비를 지급했다. 대학 광고예산의 99.2%를 이 세곳에 쓴 것이다. 

지난해 MBC PD수첩 보도 등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나눔의집(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에 후원된 쌀이 피해자들에게 사용되지 않고 중앙승가대로 보내진 사실이 드러났다. 나눔의집 관계자, 전직 사회복무요원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나눔의집에 들어온 쌀 등 기부물품이 중앙승가대뿐 아니라 다른 사찰에도 옮겨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아닌 스님들에게 쓰였다. 

▲ 나눔의집에 후원 온 쌀을 조계종이 설립한 중앙승가대로 향했다는 내용의 지난해 5월 MBC PD수첩 갈무리
▲ 나눔의집에 후원 온 쌀을 조계종이 설립한 중앙승가대로 향했다는 내용의 지난해 5월 MBC PD수첩 갈무리

이런 가운데 중앙승가대가 불교계 언론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계종·나눔의집·중앙승가대·불교계 주요언론이 서로 긴밀하게 재정적으로 연결된 정황이 추가된 것이다. 현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은 2014년부터 중앙승가대 총장을 지냈고, 지난 2001년 3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나눔의집 이사를 역임했고 2003년부터 2018년까진 나눔의집 원장을 맡았다. 현재 중앙승가대 총장인 원종 스님은 2019년부터 BBS불교방송 이사를 지냈다. 

나눔의집 문제의 본질인 ‘후원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은 문제’이지만 불교계 언론은 이를 외면하고 오히려 이 사안을 공론화한 공익신고자들 비난에 집중하고 있다. 

BBS불교방송은 지난해 9월12일 “나눔의 집, 공익제보자측 간호 조무사 횡령 혐의 고소”, 같은달 23일 “나눔의 집, 호텔식 요양원 건립 보도는 사실과 달라” 등의 보도를 통해 공익신고자에 대한 내부의 공격에 대해 지적하지 않거나 나눔의집 이사회에서 호텔식 요양원 건립 관련 발언을 전한 PD수첩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을 리포트 제목으로 뽑았다. 제목만 보면 PD수첩 보도가 사실과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호텔식 요양원 건립’은 이사회에서 승려 이사가 실제 한 발언이다.

▲ 중앙승가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 중앙승가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그 외에도 지난해 5월29일 불교신문 “30년 헌신 나눔의집, 누가 비난할 자격 있나”, 지난해 7월3일 법보신문 “나눔의집에 유가족 머무는 것도 막아선 자칭 제보자들”, 지난해 9월25일 법보신문 “PD수첩, 제보자들 위법행위는 또 외면했다”, 지난 7월7일 법모신문 “나눔의집, PD수첩 악의보도로 후원금 10분의 1로 급감” 등 제보자를 공격하거나 나눔의집 문제 관련 보도를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민관합동조사 결과 88억원의 후원금 중 피해자들에게 사용된 돈은 2억원(2.3%)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공익신고자들이 최근까지 40여건의 고소·고발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은 외면한 채 불교계 주요 매체들이 일방적인 보도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불교계 언론의 나눔의집 보도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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