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대구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에서 일한 곽상도 의원의 32세 아들이 6년 근무 후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구 지역에서도 곽 의원 지지 여론이 바닥으로 추락해서다.

TK 지역 영남일보는 28일자 사설에서 “여당이 제3자를 통한 대가성 뇌물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 아니다”라며 “곽 의원은 아들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명명백백 진상을 밝히고 부패의 고리가 확인되면 철저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 곽상도 의원 ⓒ민중의소리
▲ 곽상도 의원 ⓒ민중의소리

영남일보는 △권순일 전 대법관 등 고위 법조인들 및 화천대유 관계사 소유주들 역할이 무엇인지 △성남시가 화천대유에 큰돈이 가도록 사업을 설계한 이유 △SK그룹 일가가 화천대유 종잣돈을 댄 배경 등을 밝히기 위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야는 특별검사를 도입하거나 중립적 특별수사팀을 꾸려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곽 의원 아들 50억원 퇴직금 파장은 TK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튀었다”며 “곽 의원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을 준비해 왔다. 여론조사에서 권영진 시장에 버금가는 지지율을 보여왔지만, 그의 도전은 이로써 막을 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영남일보는 “차제에 TK정치인 모두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며 “‘고발사주’, ‘화천대유’ 등 대형 의혹에 빠짐없이 TK인사가 대거 연루됐다. 지켜보는 지역민 심정이 어둡다”고 전했다.

▲ 대구일보 27일자 4면 “‘아들 50억 논란’ 곽상도, 대구시장 도전도 삐끗”
▲ 대구일보 27일자 4면 “‘아들 50억 논란’ 곽상도, 대구시장 도전도 삐끗”

대구일보도 27일자 4면 제목을 “‘아들 50억 논란’ 곽상도, 대구시장 도전도 삐끗”으로 뽑았다. 이 매체는 “곽 의원이 정치적 위기에 내몰리면서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국민의힘 경쟁 후보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다”며 “최근 3선 도전을 시사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고 전했다.

매일신문도 27일자 3면에 “‘50억 퇴직금’ 악재에… 郭, 대구시장 도전 물거품”이라는 기사를 싣고 “곽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가도에 빨간불이 켜짐에 따라 자연스레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등판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TK 지역 신문들은 한 목소리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일신문은 27일 사설에서 “곽 의원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말단 직원으로 근무했다. 거액을 벌었다고 해서 말단 직원에게 성과급 50억원(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주는 회사는 없다”고 했다.

28일 사설에서도 “이번 사건은 반드시 특검이 수사해야 한다”며 “신속한 특검만이 진실에 그나마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맡겨서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영남일보 28일자 사설.
▲ 영남일보 28일자 사설.

대구신문 역시 28일 사설에서 “곽씨(곽상도 의원 아들)가 통상 퇴직금의 200배에 달하는 액수를 받은 것”이라며 “비록 화천대유가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승인, 지급된 정상적 금액이라고 하지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로비 자금이었다는 의심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대구신문은 “객관적인 특검만이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를 밝힐 수가 있다”며 “찔릴 것이 없다면 민주당도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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