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개정안 합의도출을 위해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가 만나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조정에 실패했다. 애초 언론중재법 협의체 활동을 통해 합의안을 마련해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일종의 마지노선인 27일을 넘겼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28일 오후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수정안으로 강행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열람차단청구권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내용이 다 쟁점이라고 밝혀 실제 합의에 이르기가 어렵다는 점을 내비쳤다.

윤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 지도부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재로 27일 정오부터 저녁 6시30분까지 장시간 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의장실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장시간에 걸쳐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의견에 접근시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 추가적인 논의는 내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오늘 예정된 본회의를 내일 오후 2시에 열기로 했고, 의장님과 함께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만, 마지막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11시 국회의장실에서 재차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늘 중 더 이상 회동은 없다”고 전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7일 저녁 언론중재법 합의도출을 위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7일 저녁 언론중재법 합의도출을 위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두 원내대표는 이같이 간단한 한마디만 한 뒤 기자들의 질문도 안받고 황급히 자리를 뜨려해 기자는 질문을 받으라고 요구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자리를 이동하면서 ‘징벌적 손배 열람차단 청구의 입장이 다른 것이 가장 큰 문제였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그것만 문제겠어요”라며 “쟁점이 다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간) 좁혀져 있는게”라고 답해 의견접근이 이뤄진 게 거의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구체적인 것은 아직은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협상에 함께 참여한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도 ‘여야가 의견에 접근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의 진위를 묻자 “지금도 결론이 안나서 내일 다시 얘기하기로 했는데”라며 부인하는 취지로 답했다. ‘최종 결렬될 가능성은 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한 수석부대표는 “내일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디데이가 오늘인데 내일로 미뤄진 거냐’는 질의에 그는 “논의는 계속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현업인 단체가 사회적 기구를 수용하고 원점에서 논의를 다시 하는 것을 민주당이 결단해야 한다는 요구를 계속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한 수석부대표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고, 여야 간 안에 대해 협상을 계속 하고 있다”며 “지금 빨리 내용을 말씀을 드릴 수가 없고, 예단하는 것도 성급한 판단인 것 같다”고 답했다. ‘언론, 시민단체, 국제사회의 문제제기들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우려를 진지하게 안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한 뒤 더 이상 답변하지 않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저녁 국회의장실 앞에서 언론중재법 협상결과에 대해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저녁 국회의장실 앞에서 언론중재법 협상결과에 대해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최만영 국회의장 연설비서관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어제(26일) 만찬부터 오늘 점심 오찬까지 여섯시간 넘는 협의를 했다”며 “관련된 내용에 대해 국회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 의장이 양당 원내대표와 의견조정에 실패한 이유를 묻자 “세부내용은 모른다.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오늘 점심까지 6시간 넘게 깊이있는 대화를 나눴다. 의견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내일 민주당이 단독 상정하느냐는 질의에 그는 “말씀드릴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내일 협상이 긍정적인지, 더 지켜봐야 할지 전망을 묻자 그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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