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50억원을 받아 논란이 되는 가운데 내부에서 “대선국면에서 당사자뿐 아니라 당 소속원의 가족 일원에 대한 공적 역할도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면허 운전과 경찰관 폭행 등으로 수사를 받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장용준씨, 아버지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을 내놓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관련 사건도 함께 언급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대한민국과 국민 모두의 미래를 결정할 대선이 불과 6개월도 안 남았고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 검증 심판은 엄중한 상황”이라며 “대선국면에서 당사자뿐 아니라 당 소속원들의 가족 일원에 대한 공적 역할도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은 “가족의 문제는 당 의원인 소속원들 문제와 별개 아니냐는 변명은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배 최고위원은 “최근 우리당 소속 의원들 가족들이 국민 상식에 안 맞는 논란에 오르는 일이 많아 참담하다”며 “의원직 사퇴(윤희숙), 탈당(곽상도) 등을 결단하는데 그게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라고 어느 국민이 생각하겠나”라고 말했다. 

▲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국민의힘
▲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국민의힘

이어 “최근 우리당 의원의 자녀(장 의원 아들)가 거듭 사회면을 장식하며 집행유예 기간에 또 일탈해서 국민청원에 오른일은 최고위원의 한 사람, 청년으로서 황당하다”며 “논란에 오른 의원은 가족 일이라고 회피할 게 아니라 자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가운데 사의를 표했지만 윤석열 예비후보의 반려로 역할을 그만두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장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요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배 최고위원은 “당은 상식을 어긋난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결단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와 장 의원을 비판한 셈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 문제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노력한 만큼 공정한 대우를 꿈꿨던 그리고 꿈꾸고 있는 보통의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준 부분에 대해 당 청년최고위원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곽 의원의 탈당 여부와 관계없이 당에서는 화천대유와 관련한 모든 의혹을 여야 구분 없이 명백하게 밝히고 단죄해 우리 사회를 좀먹는 불공정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곧 여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 최고위원은 “하지만 이때다 싶어 곽 의원 아들의 문제를 국민의힘 전체의 문제인 마냥 호도하며 비아냥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조국 전 장관의 모습은 흡사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 아닐 수 없다”며 “조 전 장관이 과거 트위터로 ‘알았으면 공범이고, 몰랐으면 무능이다’라고 썼는데 이 지사에게도 꼭 전해달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곽 의원과 장 의원 아들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형식을 보이면서 실제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그동안 ‘홍준표계’로 분류된 배 최고위원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캠프 비판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고, 김 최고위원은 이번 논란을 곽 의원 아들의 개인사로 치부하며 여권의 문제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 지난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TF'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
▲ 지난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TF'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국민의힘

27일 노컷뉴스 보도를 보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당 핵심 인사들은 추석 연휴 전부터 곽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대화에서 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본인에게 경위 물어보니 언론 보도와 같은 형태의 그런 답변이었다”며 “당으로선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을 해서 특검에 의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사실이면 바로 조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특검에 의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단 입장”이라고 재차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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