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김경수 유죄 ‘15번째 배치’에 내부서도 비판
MBC 뉴스데스크 김경수 유죄 ‘15번째 배치’에 내부서도 비판
TV조선·KBS·SBS·JTBC·MBN 톱뉴스 보도… MBC는 큐시트 15번째로 배치
MBC 내부서도 “KBS와 SBS 톱뉴스,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 지적

대법원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징역 2년의 유죄 확정 판결을 했다. 임기 9개월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된 만큼 대부분의 방송사는 이 소식을 톱 리포트에 배치해 보도했다. 유일하게 MBC는 이 소식을 ‘15번째’ 리포트로 보도해 MBC 내부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지사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 21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TV조선과 KBS, SBS, JTBC, MBN 등 5개 방송사 저녁 메인뉴스는 지난 21일 김경수 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 소식을 메인뉴스 톱 리포트로 배치해 보도했다.

▲위쪽부터 지난 21일자 TV조선과 KBS, SBS, JTBC, MBN 보도화면 갈무리. 김경수 경남도지사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 소식을 톱에 배치해 보도했다.
▲위쪽부터 지난 21일자 TV조선과 KBS, SBS, JTBC, MBN 보도화면 갈무리. 김경수 경남도지사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 소식을 톱에 배치해 보도했다.

방송사 중 TV조선은 가장 적극적으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TV조선 ‘뉴스9’은 첫 리포트부터 다섯 번째 리포트까지 관련 사안을 연속적으로 다루며 주목했다. 징역 2년 유죄 확정, 판결의 쟁점 분석, 피선거권 박탈,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 반응, 사건 흐름 정리 등 내용을 다뤘다.

신동욱 앵커는 첫 리포트에서 TV조선이 2018년 4월13일 김경수 지사의 댓글 조작 연루 의혹을 특종 보도했다고 소개하며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광범위한 댓글 조작이 있었고, 여기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관여했다는 의혹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때만 해도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규모 댓글 조작 프로그램의 존재였다. 드루킹과 킹크랩은 그렇게 세상을 흔들었고, 이후 1196일 동안 특검 수사와 재판을 거쳐 오늘 김 지사에 대한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고 말했다.

▲방송사 중 TV조선 ‘뉴스9’은 가장 적극적으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방송사 중 TV조선 ‘뉴스9’은 가장 적극적으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실제로 TV조선 ‘뉴스9’은 2018년 4월13일 “[단독] 포털 여론 조작 ‘민주당 현역 의원 개입’”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TV조선은 2018년 1월 불거진 네이버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두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6주 동안 수사했는데, 민주당 당원 김아무개씨 등 3명이 이 조작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져 이들을 구속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4월 TV조선 ‘뉴스9’은 댓글 조작에 민주당 현역 의원이 개입했다는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2018년 4월 TV조선 ‘뉴스9’은 댓글 조작에 민주당 현역 의원이 개입했다는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KBS ‘뉴스9’과 SBS ‘8뉴스’는 1~4번째 리포트를 통해, JTBC ‘뉴스룸’과 MBN ‘종합뉴스’는 1~3번째 리포트를 통해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채널A ‘뉴스A’는 톱 리포트는 코로나 소식으로 배치했고, 4번째 리포트부터 김 지사의 유죄 판결을 다뤘다.

반면 이 소식을 가장 소극적으로 보도한 방송사는 MBC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15번째로 해당 리포트를 배치했고, 김 지사가 징역 2년 유죄 확정,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 반응 등 리포트 2개를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인 최아무개씨 구속 소식을 TV조선 ‘뉴스9’이 7번째 소식으로 배치해 3꼭지로 나눠 보도한 것보다 훨씬 후순위로 기사 가치를 판단한 것이다. MBC는 지난 2일 최씨 구속 소식을 톱으로 배치해 5개 리포트를 보도했다.

지난 21일 MBC ‘뉴스데스크’는 15번째 리포트에서 김 지사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다루면서 “형기를 마친 뒤에도 5년간 선거에 나설 수 없어 정치적 재기마저 불투명한 처지로 내몰렸다”고 보도했다. 16번째 리포트에서는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의 반응을 담았다.

MBC 내부서 김경수 선고 큐시트 15번째 배치에 비판 나와

MBC 내부에서는 김 지사의 유죄 확정 소식을 15번째에 다룬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MBC의 한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보도국의 A기자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에 보도국 인원들이 김경수 리포트를 메인뉴스 톱에 배치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있었다고 문제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 기자에 따르면, A기자는 “KBS나 SBS는 전부 톱 뉴스로 배치했다. 정치적으로 중요하게 다룰만한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한 지적이 있어야 한다”고 민실위에 전했다.

▲지난 21일 MBC ‘뉴스데스크’는 15번째 리포트와 16번째 리포트에서 김경수 지사 유죄 확정 판결 소식을 다뤘다.
▲지난 21일 MBC ‘뉴스데스크’는 15번째 리포트와 16번째 리포트에서 김경수 지사 유죄 확정 판결 소식을 다뤘다.

그러자 언론노조 MBC본부 민실위 간사는 “많은 사람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민실위 보고서를 쓸 때 중요한 이슈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제3노조인 MBC노동조합은 지난 23일 “김경수 징역 2년 15번째 리포트로 배치.. 뉴스 치욕의 날”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제3노조는 정치적으로 제1노조인 언론노조 MBC본부와 적대 관계에 있는 노조다.

MBC노조는 “MBC 뉴스데스크는 이 사건을 뉴스 중후반부 15번째와 16번째 단 두 개의 리포트로 처리하고 말았다. KBS와 SBS는 톱으로 4개의 리포트로 처리한 중차대한 사건을 늘 있는 사건 사고 다루듯 보도해버린 것”이라고 운을 뗐다.

MBC 노조는 이어 “블라인드(사내 익명게시판)에는 MBC 기자들의 자조 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언론노조나 기자협회는 지금까지 어떤 비판적인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2018년 5월에 드루킹 관련 보도는 타사보다 리포트 수가 눈에 띄게 적어지다가 6월 박성제 보도국장이 취임한 이후 보도가 거의 멈췄고, 이후 노회찬 전 의원의 투신 사망 사건 때 다시 보도하게 된다. 지난 21일 ‘낯 뜨거운 축소 보도’를 주도한 보도국 수뇌부는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최장원 MBC 보도국장에게 ‘15번째 뉴스로 보도한 이유’ ‘MBC 구성원들이 비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다.

최장원 국장은 미디어오늘에 “2심 판결과 달라진 내용이 없지만, 판결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했고, 허익범 특검이 공정한 선거를 치르라는 경종이라며 의미 부여한 것도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 정통성에 흠집이 났다는 야권 반응도 충실히 전달했기 때문에 내용은 타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기사 가치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는데 민실위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하니 먼저 얘기를 해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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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7-26 15:10:45
대통령 해외국빈방문 소식 아예 보도 안 할 땐 내부에서 암소리 안나왔냐?

이범석 2021-07-26 10:51:47
미디어 오늘도 이딴거에 신경 쓰는 꼬라지가 한심하다. 기자가 한가한가 보네

권정철 2021-07-26 08:06:32
이 것을 옹호할려고 이 댓글을 쓰는건 아니다. 하지만 이것역시 이것과도 다를바가 없어서 한마디 할려고 한다.
조선일보도 마찬가지다. 자신들 잘못에 대해선 철저하게 외면 하고 오로지 지금의 여당 그리고 문화방송에 대한 비판만 주로 하고 있다.
어찌보면 언론사 모두가 공룡화가 되어버려서 과거 모 영화에서 나온것처럼 미디어 오늘이 지적한데로 되어버리고 있는것 같아서 말이다.
자사 칭찬보도는 전부 앞에 보도하고 타사 칭찬보도는 없거나 아예 뒤로 보내고 즉 자신의 입맛대로 보도하는것 같아서 말이다.
사실 내가 MBN을 열렬히 시청하는건 이것때문이다. 비판할때는 가릴것 없이 하고 자사와 관련된 보도는 비판이든 칭찬이든 상관없이
뒤로 보내거나 아님 짧게 보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