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타임(TIME)지와 인터뷰를 통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 평화는 매우 연약(fragile)한 것이며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이번호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는데, 이는 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당시에도 타임지와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

이번 인터뷰는 23일 인터넷판에 공개됐다. 표지 사진에는 문 대통령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담겼고 “마지막 제안”이라는 큰 글자와 함께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평화를 위해 마지막 제안을 한다”고 써있다.

▲7월 5일~12일자 미국 타임지 표지.
▲7월 5일~12일자 미국 타임지 표지. 사진출처= 타임 홈페이지. 

인터넷판 인터뷰 제목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이다.

기사는 문 대통령이 2018년 9월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때 능라도 5.1 종합경기장에서 김정은 위원장 옆에 앉았고, 이후 매스게임 이후 연설을 했을 때 함성을 들었던 것을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타임지에 “나는 북한이 매우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발전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타임지는 당시 연설이 한국 대통령으로서 북한에서 한 첫 연설임을 언급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임기 초반, 북한이 장거리 대륙간탄도 미사실을 발사하는 등 미국과 관계가 매우 악화돼있었으며, 2013년 이후로 남북 간 공식 대화도 단절된 상태였다고 짚었다. 문 대통령 역시 최악의 상황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이 이런 세상을 깊은 구렁(abyss)에서 도왔다고 서술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초청에 응했고 이후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에서 만났다. 이후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3번의 정상 회담을 가졌고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났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고 “우린 사랑에 빠졌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고 타임지는 적었다.

▲미국 타임지의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인터넷판 기사. 사진출처=타임 홈페이지.
▲미국 타임지의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인터넷판 기사. 사진출처=타임 홈페이지.

그러나 타임지는 “이후 상황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회담에선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하느냐와 같은 모호한 개념이 문제가 됐다며 한미동맹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2020년 6월 북한은 개성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타임지는 “남한은 내년 3월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의 조국을 치유할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문 대통령은 이 도전의 스케일(이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타임지에 “나 스스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 평화는 매우 연약(fragile)한 것이며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지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이 회담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두 번째였고 미국이 동아시아 동맹에 중점을 두고 있음이 부각됐다”고 썼다. 또한 타임지는 “문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난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칭찬했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화해, 협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특징을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매우 솔직하고 매우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 “국제 감각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타임지는 이 내용 뒤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다는 것”이라 쓰고,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부정 평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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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의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 기사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의 지지율이 낮아진 상황 등을 언급하는 대목. 사진출처=타임지 홈페이지. 

타임지는 최근 국내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졌던 상황도 서술했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월 초 35%였다. 부동산 스캔들과 같은 일 때문”이라며 그의 임기 중 집값이 매우 올랐다고 서술했다. 또한 “유명인의 자살 사건으로 이어진 성희롱 사건이 연속된 일도 있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타임지는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화해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쇠퇴하는 유산에 집중해, 애초에 그가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타임지는 “결국 문 대통령이 이 일(남북관계 개선)을 바로잡을 수 없다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암울한 깨달음을 준다”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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