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경제적 제재, 미얀마 군부에 실질적 압력이 될 것이다
경제적 제재, 미얀마 군부에 실질적 압력이 될 것이다
예 찬 나잉(데모크레틱 보이스 오브 버마 편집장), 크리스토프 들루아르(국경없는 기자회 사무총장), 제인 버킨(미얀마 민주주의의 오랜 지지자,가수)의 특별 기고

국경없는 기자회가 한국어를 포함해 전 세계 언어로 아래의 원고를 발표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정치단체가 아니지만, 이번 원고를 통해 미얀마의 언론 자유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국경없는 기자회의 요청에 따라 아래 원고를 싣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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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기자회.

자금은 전쟁에서 생명선이 된다. BC 5세기 무렵,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힘으로는 제압할 수 없는 상대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그의 아픈 곳, 즉 자금줄을 공격하는 게 묘책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26세기가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민중의 저항을 잔혹하게 진압하는 미얀마 군부에 대해서도 그들의 자금과 자원을 공략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미얀마에선 지난 두달반 동안 민간인 73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부는 아이들이 있든말든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다. 그리고 지난 3월 28일에는 민간인에 대한 공습도 시작했다. 이를 세계에 알리다 체포된 언론인만 해도 현재 70명 이상. 군부는 모든 언론에게 “군사정부(junta)”와 “구데타”라는 용어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를 거부한 언론사는 폐쇄되었다. 밤마다 경찰의 습격을 피해 언론인들이 도망치고 잠적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1962년부터 2011년까지 거의 반세기 동안 미얀마를 통치했던 군부 정권은 10년 전 민간정부에 권력을 이양했다. 하지만 이번 쿠테타로 인해 끔찍했던 과거가 되살아나려 하고 있다. 모든 뉴스 매체는 사전 검열을 받아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고문을 받고 가축 우리에 갇히고, 20년간 징역에 처해진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2월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가 분노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유럽과 유엔, 영국, 캐나다 등은 일부 군사 정부 소속 인사에 대해 해외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의결했다.

하지만 개인을 비판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필요하긴 해도, 그 효과는 크지 않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 무장 군부 세력인 “타트마도(Tatmadaw)”를 지지하고 있다. 인근 국가 인도는 관망세다. 이들 3국은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지난 3월 27일의 군대의 날 퍼레이드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반면 유럽의회(2월 11일)와 유엔 인권이사회(3월 19일)는 결의안을 통해 외국 기업들에게 타트마도와의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외교적 행동은 아직 제한적 효과를 낼 뿐이다. 미얀마 군부 사령관들을 압박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 제재다. 군부 정권 지도자들이 경제 각 분야에서 방대한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가 소유한 두 개의 대기업 미얀마 이코노믹 홀딩스(Myanmar Economic Holdings Limited)와 미얀마 이코노믹 코포레이션(Myanmar Economic Corporation)은 부동산, 제조, 광산, 은행, 보험, 제약, 관광 등의 분야에서 120 종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컨소시엄의 상당수는 합작 법인을 통해 외국 기업들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미국과 영국의 제재 이후, 유럽이 이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다.

▲미얀마 언론인협의회 페이스북 갈무리
▲미얀마 언론인협의회 페이스북 갈무리

국경없는 기자회는 언론 자유를 위해 활동해온 데모크레틱 보이스 오브 버마(Democratic Voice of Burma)와 함께 유럽, 북미, 일본, 대한민국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에게 타트마도 세력이 소유한 기업과 관련된 서한을 보내고 있다. 만약 이들이 타트마도와 협력한다면, 이는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군부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다국적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묵인한다면, 그들의 이미지와 입지는 심각하게 손상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들에게 “모든 프로젝트와 활동을 중단하고 사실상 미얀마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한다.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이 그 예다. 1992년부터 야다나에서 가스 추출 사업을 해온 토탈은 미얀마 군부의 오랜 파트너다. 토탈이 2019년 미얀마에 제공한 대가만 해도 2억1300만 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이제 토탈은 미얀마 군부 정권이 민간과 언론을 상대로 자행하는 가혹한 탄압의 자금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패트릭 푸야네 토탈 CEO는 석유 사업은 계속하겠지만 일부 프로젝트는 동결하겠다며 인권 존중을 촉구했다.

글로벌 경제의 구성원 사이에서는 미얀마 군부 정권이 인권을 유린하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한 미얀마에서의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호주의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는 미얀마 연안에서 가스 탐사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쿠데타가 일어난 지 나흘 만에, 일본 주류회사 기린은 협력하던 미얀마 기업과의 관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흐름에 더 많은 동참이 있어야만 국민과 시민사회, 언론을 탄압하는 군부 정권에 맞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끔찍한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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